[이재명 시대 개막…금융지주 수장 연임 기상도 <하> ]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코드인사·내부통제 지적

-경제 관료 출신 CEO 관례…정책금융 기능 특성 때문
-작년에만 454억 금융사고 발생…조직 혁신 사고 예방

이재명 정부 시대가 열리면서 금융지주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금융지주 회장이 바뀌는 등 폭풍 인사가 휩쓸고 갔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융감독원은 최고경영자(CEO)의 장기 연임에 대한 검증 절차를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 선진화를 내세우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지주 회장의 인선 향방, 경영 현황 등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주>

 

 

 NH농협금융이 여당과 얽힌 인사들을 주요 자리에 앉히면서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지난 2월 취임한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은 이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동생이고, 최근 선임한 송두한 사외이사 역시 민주당 대선 캠프 출신이라는 점에서 새 정부를 고려한 ‘코드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취임한 지 4개월 차를 맞은 이 회장은 현장 경영과 내부통제를 강조했음에도 최근까지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전면적인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3일 취임한 이 회장은 지난해 말 이석준 전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새롭게 선임됐고, 5대 금융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 1년 차다. 이 회장의 임기는 2027년 2월까지다.

 

 금융권에서 정부, 농협중앙회와 긴밀하게 협업해야 하는 농협금융의 특성상 금융 경제 관료나 관련 출신이 CEO 자리를 맡아왔다. 농협금융이 정책금융 기능을 하고 농업금융 지원 역할을 하다 보니 정권 의중이 반영되는 자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대 회장인 신충식 회장과 6대 회장인 손병환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관료 출신이다.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NH농협금융지주 제공

 이 회장 역시 친 민주당 인사로 여겨진다. 이 회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냈다. 21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용우 전 민주당 의원의 동생이다. 

 

 또한 NH농협금융지주는 대선 전인 지난달 초 민주당 대표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부원장, 20대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 공정금융특보단 공동단장 등을 지낸 송 사외이사를 신규로 선임했다. 이 회장에 이어 송 이사까지 농협금융 요직에 선임되면서 코드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회장은 취임한 이후 줄곧 책임경영을 통한 금융사고 제로를 강조했다. 지난해까지 농협금융의 주요 자회사인 농협은행에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터지면서 신뢰 경영에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에만 16건의 허위 매매 계약서를 이용한 10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포함해 총 453억7600만원에 달하는 금융사고가 터졌다. 이 중 100억원 이상 규모의 대형 사고도 3건 포함됐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 결과에서 농협은행은 649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이 적발되기도 했다.

 

 올해에도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농협은행은 지난 4월 초 외부인 과다대출 사고로 204억9310만원의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 사고는 지난 2022년 2월 10일부터 2023년 4월 25일 사이에 대출 상담사가 다세대 주택 감정가를 부풀려 설정해 주택담보대출을 과다하게 내어주면서 발생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경기 의왕시 소재 NH농협은행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20대 직원이 2500만원을 횡령했다는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되면서 내부통제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회장은 앞으로 조직 내 혁신을 통한 역량 강화와 금융사고 예방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임직원에게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보내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금융사고 예방을 최우선으로 실천한다면 더 강한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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