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페이로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카드사들의 도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수료 문제가 남아있지만 2030 고객 확보 측면에선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티머니는 지난 16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애플워치, 애플페이로도 티머니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서비스 개시 일정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이르면 올 하반기에 상용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통카드 기능은 애플페이 확산의 걸림돌이었다. 지갑이 없어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었던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사용처도 편의점과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한정돼 있었다.
애플과 티머니 측은 교통카드 도입을 위해 단말기 교체와 결제 수수료 지급 방식들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개월간의 논의 끝에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에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되면 카드사들의 도입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선 현대카드가 2023년 3월 처음으로 애플페이를 들여왔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3월 애플페이 도입 후 현대카드의 1개월간 신규 카드발급은 전년 동기(13만8000장) 대비 2.5배 늘어난 35만5000장을 기록했다. 이 기간 신규가입 회원 중 79%가 20~30대의 젊은층이 차지했다. 현재는 신한,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하고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교통카드 도입을 비롯해 카드사하고 협업하는 추세가 이어지면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애플페이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특히 2030 세대의 고객 점유율이 높아질 잠재력이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수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삼성페이는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카드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애플페이는 건당 0.15% 안팎의 수수료를 카드사에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카드사가 늘어나면 삼성페이 역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면 본업 경쟁력이 떨어진 카드사들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 교수는 “애플페이는 이미 간편 결제 시장에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애플페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애플에서 수수료율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그 부분은 우려가 된다”면서도 “다만, 애플페이와 협업하는 카드사가 늘어나면 삼성페이도 무료화 정책의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고객을 많이 잃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간편결제 시장이 치열해지는 구도로 갈 것 같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좋은 점이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대체로 수수료율이 올라가면서 비용 출혈 경쟁으로 갈 가능성이 있는데 그 부분은 우려된다”고 짚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