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동물병원 표준수가제 도입을 통한 반려동물 보험 활성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자 보험업계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다만 표준수가제를 도입하려면 진료 코드, 항목 등을 표준화시켜야 하는데 현재 제도적 기반이 미약한 상태며, 수의업계의 반발도 있을 것으로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동물반려인 대상 공약으로 표준수가제 도입을 통한 보험 활성화, 반려동물 양육비 부담 완화 및 의료 서비스 강화, 반려동물 진료소 등 인프라 확충 등의 내용을 담았다.
표준수가제는 현재 제각각인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표준수가(범위)를 제시하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반려동물 보험 활용을 위해 병원에서 자주 진료하는 표준진료 절차를 마련한 바 있다. 외이염, 결막염 등 동물 질병명 3511종과 초진, 입원, 예방접종 등 진료행위 4930종의 명칭과 코드를 표준화했다. 다만, 표준화된 진료 정보 및 절차 사용은 권장 사항으로 의무사항이 아니다.
표준수가제를 도입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 2017년 농식품부가 수가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수의업계가 반발해 무산된 바 있다. 동물은 개체, 축종별로 진료 항목이 다양하고 복잡해 수가를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려우며, 자율성 또한 침해한다는 입장이었다. 보험업계는 표준수가제 도입에 앞서 진료항목과 진료행위명의 표준화가 함께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아직 펫보험 가입률은 2%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이 대통령의 공약과 함께 펫보험 전문 보험사도 등장하면서 주춤했던 시장이 활력을 찾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은 펫보험 전문 보험사 마이브라운은 다음 달 정식 보험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이브라운은 보험을 통해 반려동물의 진료권을 높이고 보호자의 치료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보장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진출했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이 도입된지 4년 만에 펫보험 전문사가 나오는 것으로, 지난해 3월 설립한 이후 9개월 만에 자본금 납입, 인력 충원, 물적 설비 구축 등 보험업 본허가 요건을 모두 충족해 이번 본허가를 획득했다. 마이브라운은 삼성화재 등이 130억원 이상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브라운에 이어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펫퍼민트’를 개발한 서윤석 대표도 펫보험 전문 보험사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