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만가는 노인장기요양 보험 지출…2030년 준비금 고갈

게티이미지뱅크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신체·가사활동을 지원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30년이면 누적준비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장기요양보험 지출을 빠르게 늘고 있지만 재정수지는 악화하고 있어 제도를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한 재정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18일 낸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출 증가요인 및 시사점’에 따르면 2008년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지출은 2009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15조5000억원이 나갔다. 올해는 17조6000억원, 2034년에는 40조9000억원으로 향후 10년간 연평균 10.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수지는 2027년 적자로 전환되고 누적준비금은 올해 5조9000억원에서 점차 감소해 2030년에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65세 이상 노인 또는 노인성 질병을 가진 65세 미만을 대상으로 등급에 따라 장기요양시설에 입소하거나 재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회보험제도다. 재가서비스는 장기요양요원이 방문하는 방문요양, 방문간호, 방문목욕, 단기보호 및 주·야간보호, 복지용구 제공 등으로 구성됐다.

 

지출의 원인으로는 고령화로 인한 노인 수 증가, 장기요양 인정비율 확대, 사회적 돌봄 강화, 경증수급자의 서비스 수요 변화 등을 꼽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노인 인구수는 1026만명으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수가 전체 인구의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급격화 고령화와 생활습관, 환경 변화로 인해 치매와 경도인지장애를 비롯한 노인성질환 환자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요양과 돌봄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확대됐다. 장기요양 인정자 수는 5등급 체계로 제도가 개편된 이후, 2015년 47만명에서 지난해 117만명으로 10년간 연평균 1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장기요양 인정비율도 59.3%에서 78.8%로 상승했다.  

 

경증 수급자의 장기요양시설 이용도 증가했는데 이 또한 지출 확대 배경으로 작용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출 추이(2009~2024년)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비교적 경증인 3~5등급 수급자는 연평균 7.3% 증가했다. 이는 중증인 1~2등급 수급자 수 증가율(4.1%)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3~5등급 수급자의 시설 입소에 따른 보험급여비도 연평균 13.2% 뛰었다. 이 기간 1~2등급 수급자는 9.1% 증가했다.

 

올 5월 기준 5등급 수급자의 월간 시설 입소 비용은 237만7200원이고, 재가급여 월 한도액은 117만7000원으로 정하고 있다. 

 

예정처는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등 재정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노인장기요양보험 경증수급자의 서비스 수요를 파악하고 재가서비스를 유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선아 추계세제분석실 분석관은 “요양 필요도가 낮은 경증수급자가 장기요양시설을 선호하게 되는 요인이 존재하므로 수급자의 수요를 면밀히 파악하고 재가서비스로 유도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제공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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