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늘렸던 카드사들...3단계 DSR 시행 앞두고 수익성 ‘고민’

서울 시내 한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사진=뉴시스

내달 1일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면 카드사들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본업 경쟁력 하락에 따라 카드론 위주로 수익성을 확보한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2조6571억원을 기록했다. 전월(42조5005억원)보다 1566억원이 늘며 증가 폭이 확대됐다. 올해 1분기 부실채권 상각 효과 등으로 감소했지만 지난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를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차주가 금리 상승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을 감안해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은 모든 가계대출에 1.5%의 스트레스 금리를 일괄 적용한다. 기존 DSR 규제 대상이 아니었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까지 대상에 포함됐다.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시행되면 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카드론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가맹점 수수료율의 연이은 인하로 본업 경쟁력은 사실상 바닥을 치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카드론으로 수익성 개선을 도모했다.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5조9000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17.7%를 차지했다. 연간 기준으로 카드론 수익이 5억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2023년(4조5327억원)과 비교해 10% 증가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 가산금리 1.5%가 부과돼 실질적으로 이자 비용이 늘어난다. 대출 한도도 감소하게 된다”면서 “카드론도 DSR 규제에 포함되기 때문에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카드론으로 수익을 많이 내야 하는 카드사에는 부정적인 영향일 것”이라면서 “대출 수요도 전반적으로 많이 줄어들 것이다. 이미 6월에 선수요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대출받을 차주들은 많이 받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카드론 대출 규모가 대부분 소액인 만큼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은행의 담보 대출 금액이 워낙 크다. 은행들의 한도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거기서 부족한 담보 대출이 카드론으로 올 수 있다. 지켜봐야 한다”면서 “한도가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은행권이 워낙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부족한 자금을 카드론으로 메우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돌아봤다.

 

서 교수는 “고신용자들에 한해서는 카드론으로 부족한 금액을 채우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카드론을 쓰는 사람은 대부분 저신용자다. 스트레스 DSR 직접적인 영향은 덜 받겠지만 대출 시장 자체가 수요가 줄어들면서 공급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조달 여건이 안 좋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대출 금리를 더 높이지 않으면 수익 보전이 어려우니까 대출 금리를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서 저신용 차주들이 더 힘들어져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고 분석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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