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격 휴전 소식에 원·달러 환율 역시 변동성이 줄어들며 안정세를 되찾았다. 다만,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과 국제유가는 유동적인 흐름을 보였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60원 내린 1362.40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쳤다.
달려 약세가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22% 내린 97.46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3월 3일(97.281)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상원 청문회에서 미국 상호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원론적인 수준이었지만 시장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이란과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중동 갈등이 사실상 종식됐다고 발표했다.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하긴 했으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는 영향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주요국 통화는 달러 대비 강세 흐름을 이어갈 듯”이라면서 “위험통화로 분류되는 원화도 강세 압력이 우위다. 국내증시 호조세에 외국인 자금 유입도 원화 가치를 뒷받침해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나흘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55달러(0.85%) 오른 배럴당 64.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다는 소식에 4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20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583만6000 배럴 감소했으며 5주 연속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으로 큰 폭의 감소를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이 같은 보고서는 지정학보다는 미국의 수요와 공급에 다시 초점을 맞추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현재로썬 중동 공급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면서 “즉각적인 공급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고 진단했다.
금 가격 역시 파월 의장의 발언에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도 정책금리를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 가격은 이날 낮 12시 30분 기준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GCQ5)은 전장 결제가(3333.90달러) 대비 14.70달러(0.44%) 오른 트로이온스(1ozt=31.10g)당 3348.60달러에 거래됐다.
대니얼 파빌로니스 RJO퓨처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제는 하방 압력이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중동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는다면 금은 29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