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손실구간인 80%를 넘으면서 추후 보험료가 인상될지 주목된다. 여름 장마철이 시작된 가운데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인 집중호우 등으로 손해율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2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월 5개 대형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8%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손해율은 81.2%로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은 80% 안팎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 4년간 정부의 상생금융 정책으로 보험료를 인하한 영향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자동차보험료는 지난 2022년부터 4년 연속 인하됐고 올해도 0.5~1% 내렸다.
자동차보험에 대한 손실도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20조664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43억원(1.8%) 감소했다. 사업비율은 소폭 개선됐으나 손해율이 악화돼 합산비율은 100.1%로 손익분기점을 초과했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비율로, 통상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은 합산비율 100%를 의미한다.
금감원이 취급한 12개 손보사의 자동차부문 보험손익은 97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정비수가 인상도 손해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동차보험 정비수가 인상률은 2.7%로 2022년 4.5%, 2023년 2.4%, 지난해 3.5%로 상승하고 있다. 통상 정비수가가 3% 인상되면 손해율은 1%대로 상승한다.
금감원은 최근 보험료 인하가 누적된 것과 함께 정비공임 인상 등의 요인으로 손해율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보험업계에서도 여름철 집중호우, 장마로 인한 피해액 증가와 정비요금, 부품비, 수리비 등의 상승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계속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감원은 “부당한 보험금 누수 등을 방지해 향후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개선하기 위해 안전장치 장착 전기차에 대한 보험료 할인, 수입차 정비요금의 표준화, 공임비 절감 등의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을 위해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 주요 내용은 약관 근거없이 지급하는 향후 치료비 지급관행 합리화, 경상환자 장기치료(8주 초과) 입증책임 강화 등이 담겼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