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추진 중이었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2차 실험이 멈췄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26일 CBDC 실거래 1차 테스트(프로젝트 한강) 참여 은행들과 비대면 회의에서 2차 테스트 논의를 잠정적으로 중단·보류한다고 통보했다.
한은은 지난 4월 1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CBDC 1차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각 1만6000명씩, IBK기업·BNK부산은행은 각 8000명씩 대상자를 모집했다. 실제 참여인원은 8만여명으로, 모집인원의 약 80%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테스트는 법정 화폐와 같이 제작, 유통, 환수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래서 이용자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함께 결제 가맹처 역시 한정적이었다.
한은은 개인 간 송금, 결제 가맹처 확대, 인증 방식 간편화 등을 반영해 2차 테스를 연말쯤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종렬 부총재보는 지난 25일 금융안정보고서 기자간담회에서 “프로젝트 한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근 스테이블 코인 문제까지 같이 합쳐지면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1단계 테스트가 6월 말이면 마무리되고 다음 2차 테스트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여러 여건들이 많이 변했기 때문에 2차 테스트는 확실하게 준비를 해 추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에서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하고도 어떻게 연결시킬 지 고민을 많이 해야되고 인적·물적 비용도 많이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해 2차 테스트도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에서 비용 문제 등 은행권과 견해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은행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프로젝트 한강과 관련해 “후속(2차) 테스트 진행의 경우 한은과 이견이 존재해 조율 중”이라면서 “후속 테스트 범위가 개인 간 송금과 추가 가맹처 발굴 등으로 확대되면서 1차 테스트에서 고려되지 않은 의심거래보고제도(STR)·이상 거래 감지 시스템(FDS) 등 정책 요건, 추가 전산 개발, 사업 예산 집행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