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개월 연속 ‘사자’…개인 투자자 수익률은 27% 넘겼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15.76포인트(0.52%) 오른 3071.70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7.50원(0.55%) 내린 1349.90원에 장을 마감했다. 뉴시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2개월 연속 ‘바이(BUY) 코리아’를 이어갔으며,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은 27%를 넘어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6927억원, 코스닥에서 694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허니문 랠리로 상승세를 탄 이유도 있지만, 코스피 3000 시대를 연 동력에는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있었다. 외국인은 앞서 지난 5월 한달 간 코스피에서 1조165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10개월 만에 ‘사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이어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행진을 멈췄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1조5330억원)와 삼성전자(7380억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어 HD현대일렉트릭(3185억원), 기아(2048억원), 하이브(2002억원), 우리금융지주(1940억원), HD현대중공업(1878억원), LG씨엔에스(1868억원), HD현대미포(1844억원), KB금융(1810억원)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에게 외면 받았던 삼성전자가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올해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6.41%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42.79%로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넘어선 가운데 지난달 27일까지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7.2%로 나타났다. 

 

순매수 상위 10종목을 살펴보면 개인투자자는 네이버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대표적인 이재명 정부 수혜주로 꼽히며 37.33%의 급등세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세계 3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관련 산업 육성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이 초대 AI 수석으로 임명된 점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8322억원), 현대로템(2840억원), HMM(219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004억원), 삼성SDI(1990억원), 카카오페이(1734억원), 두산밥캣(1726억원), 한화솔루션(1686억원), 대한항공(1515억원) 순으로 매수세가 몰렸다.

 

증권가는 코스피가 올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7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기간 종료 여부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2분기 실적 시즌, 상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 여부 등은 변수로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세는 상방으로 보고 가는 것이 맞겠으나 월 중 주요 이벤트를 치르는 과정에서 되돌림이 몇차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기대 수익률의 눈높이는 낮추고 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날인 지난달 30일 코스피는 3거래일 만에 상승해 3070선대에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76포인트(0.52%) 오른 3071.70으로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에서 기관과 개인이 각각 4692억원, 195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외국인은 649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코스피 급등을 주도한 외국인은 지난달 25일부터 4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이에 31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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