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역대급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하반기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규모에 시장의 눈이 쏠리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연간 총주주환원 규모를 2분기 실적 시즌에 확정하면서 금융주들의 상승 추세를 계속 이어갈지 주목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지수는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6월 한 달간 약 16.7% 상승했다. 이 기간 지수를 구성하는 하나금융지주는 23.29% 뛰었으며, 우리금융지주(18.85%), KB금융(10.9%) 신한지주(10.06%) 등도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금융주가 이처럼 상승한 것은 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으로부터 주요 자회사인 시중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국내 가계와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을 하는 등 내수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상반기 실적도 다른 산업에 비해 견조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7% 늘어난 9조7615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나아가 새 정부 들어 ‘코스피 5000’ 시대를 내세우면서 다양한 증시 부양책을 펼친 점도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금융주가 저 주가순자산비율(PBR)주로 분류되는 만큼 증시 부양책을 실현하면 주가가 더욱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 시즌이 다가오면서 금융지주의 추가 주주환원 발표에 시선이 집중된다. 2분기 실적 시즌을 기점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간 총주주환원 규모 대부분 확정하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KB국민은행이 8000억원, 신한은행이 4000억원, 하나은행이 3000억원으로 기존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들어 각종 규제가 시행되는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정부는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담대를 최대 한도 6억원으로 제한하고, 대출 만기를 30년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또한 새 정부의 배드뱅크 정책 추진에 금융권도 부담하는 점도 주주환원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표면적인 실적보다는 추가 주주 환원 규모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특히 업종 대장주인 KB금융의 하반기 자사주 규모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이 13.7%로 보수적으로 예상할 때 2분기 말 13.8%를 상회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약 350조원의 위험가중자산을 고려할 때 1조원 내외의 추가 주주환원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현재 가계대출 규제, 배드뱅크 등 규제 리스크가 있지만 시장은 가시성 높은 주주 환원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 하락 등 자본비율 상향을 기반으로 자사주 매입량을 확대하는 등 주주 환원 여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