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이 글로벌 제약사 체플라팜과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정’의 글로벌 공급을 위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내년 말부터 유럽과 북미 등을 포함해 최대 46개국에 판매되는 자이프렉사정을 체플라팜에 공급하게 된다.
지난 15일 보령 예산캠퍼스에서 열린 계약 체결식에는 김성진 보령 CSO, 아르템 게보르키안 체플라팜 부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체플라팜은 독일과 스위스에 거점을 두고 145개국 이상에 의약품을 공급하며 지난해 매출 2조4000억원을 기록한 곳이다. 2023년에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로부터 자이프렉사의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권리를 인수했다.
보령은 2021년 일라이릴리로부터 자이프렉사의 국내 권리를 LBA 방식으로 인수한 뒤 글로벌 기술이전 및 품질 동등성 검증을 거쳐 지난해 자사 생산 전환을 완료했다. 예산캠퍼스를 중심으로 자이프렉사에 대한 안정적 생산 역량을 확보한 가운데, 공급 국가의 인허가가 완료되는 시점에 따라 내년 4분기부터 체플라팜의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자이프렉사를 수출한다.
보령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EU-GMP 등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 예산캠퍼스 생산시설 등 기술적 신뢰를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특히 예산캠퍼스는 고품질 경구제 생산이 가능한 최신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보령이 경구제 형태의 글로벌 CDMO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대만로터스와 체결한 항암주사제 중심의 CDMO 역량을 경구제까지 확장하는 전환점이자 자사 생산 기반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에델트라우드 라퍼 체플라팜 CEO는 “보령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게 되어 기쁘다. 세계 시장에서 자이프렉사를 원활히 공급하고 환자와 의료진에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성진 보령 CSO는 “오리지널 블록버스터 제품의 생산 역량과 글로벌 46개국 허가 및 공급 능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체플라팜과의 다양한 협업 확대를 포함해 CDMO 사업의 글로벌 확장 기회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령은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 인증도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 ANVISA는 중남미 지역의 대표 규제기관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인증으로 평가된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