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첫 발급된 이후 일주일동안 편의점, 외식, 의류 등 유통업계 전반에서 매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각 상점들은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는 홍보물을 부착해 특수 효과 사냥에 매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쿠폰이 이름에 걸맞게 내수 증진 및 소비 활성화 효과를 자아냈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파급 효과를 꼼꼼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쿠폰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닫았던 지갑을 열게 됐고, 이것이 하나의 모멘텀(동력)이 돼서 지속적인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편의점은 접근성이 좋고 일상생활에서 소소하게 쓸 수 있는 품목이 많기 때문에 가장 많은 수혜를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소상공인 매출 절벽이 발생했던 코로나19 당시 정부가 지급했던 민생지원금의 경우 단기적인 효과만 발생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황 교수는 “여러 통계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민생지원금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재정 승수효과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코로나19는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이어졌다는 점에서 지금과 상황이 다르다”며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어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소비쿠폰을 시도해본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재정 지출이 큰 사업이기도 해서 소비쿠폰 효과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 차원의 인프라 투자 등을 병행해 소비쿠폰이 촉진한 소비 훈풍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제언도 내놨다. 황 교수는 “정부 사업이나 사회간접자본(SOC) 등을 활성화시켜서 전체 산업에 훈풍 효과를 내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라며 “정부가 사회 인프라 건설 등에 추가적으로 재정을 지출해 효과를 연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민생소비쿠폰의 효과를 긍정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13조원의 재정이 투입되는데, 인프라 투자는 아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승수 효과까지는 아니지만 내수 증진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봤다. 이어 “탄핵정국 여파로 올해 1분기 경제가 역성장했고,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8%에 그치는 것으로 나온다”며 “소비쿠폰이 탄핵정국 충격파를 회복까지는 아니지만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또한 “소비쿠폰 사용 기한이 11월까지이기 때문에 좋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 들어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으며 경기도 좋아지고 있다. 조만간 관세 문제가 해결되면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하반기 경제는 지금보다 더 개선될 전망이기 때문에 소비 심리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이 정책의 의의도 진단했다. 그는 “소비쿠폰 사업이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게 하는 모티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연말에는 소비쿠폰이 소비심리 개선의 마중물 효과가 확실히 있다는 분석이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지방 경제 활성화 방안을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서 교수는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이 주소지로 제한돼 있는데, 수도권에만 2500만명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다”며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지방에서도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면 관광 활성화 등 효과가 날 수 있다”며 수도권 거주자들의 지방소비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소비쿠폰은 좋은 선택이었지만, 여러 번 발행할 수는 없다”며 “회복된 소비심리가 이어지도록 정부가 지자체에 대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거나, 지방 소비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지방 여행 쿠폰을 발행하는 것도 고민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