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로 출석해 7시간가량 대면조사를 받았다. 김 여사는 핵심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기된 혐의가 방대한 만큼 특검팀은 김 여사를 조만간 다시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11분 특검팀 사무실이 마련된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청사 2층에 마련된 취재진 포토라인 앞에 선 그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수사 잘 받고 나오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조사실로 향했다. 오전 10시 23분 시작된 조사는 7시간 23분 만인 이날 오후 5시 46분 끝났다. 김 여사는 오전에 1번 10분간, 오후에 3번 총 50분간 휴식 시간도 가졌다. 특검팀 측에선 부장검사급 인력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조사실에 참여했다. 조사에 앞서 김 여사와 민중기 특검 간 별도 '티타임'은 없었다.
신문 과정에서 수사팀은 김 여사를 피의자로 호칭하는 등 일반 피의자와 동일한 대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조사가 끝난 후에는 간단한 요기를 한 뒤 피의자 신문조서 열람했다. 일각에선 오후 9시를 넘어 심야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김 여사 측이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심야 조사를 하려면 당사자 동의가 필요하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등의 순으로 김 여사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특검법은 김 여사를 둘러싼 16개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한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 다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김 여사를 추가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여사가 혐의 일체를 부인하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