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보험 시장을 잡아라”…보험·항공업계 경쟁 ‘후끈’

 

여름 휴가철인 7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내 면세구역에서 출국을 앞둔 여행객들이 오가고 있다. 뉴시스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급증하면서 여행자보험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여행지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각종 사건·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 가입이 필수라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보험업계는 물론 항공업계까지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몰이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소비자 분쟁도 잇따르고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9일 관련 업계와 당국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해외여행이 크게 늘어나면서 관련 보험 시장도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9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현대해상·메리츠화재·KB·한화·흥국화재·AXA·카카오페이)의 지난해 합산 기준 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272만7280여건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3년 전인 2021년 14만3140건 대비 19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여행자보험은 2022년 59만6570여건, 2023년 172만1800여건을 기록하는 등 2021년 이래 연평균 288%씩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여행자보험(173만3910여건)는 2023년 연간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해외여행 보험의 보장 범위는 상품별로 다양하다. 의료비 담보뿐 아니라 항공기 지연·결항, 수하물 파손 등도 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휴대품 파손이나 도난, 여권 분실의 경우에도 관련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다. 이밖에 항공기 납치, 구조 송환 등을 포함하는 사례도 있다.

 

 이처럼 보험 수요가 늘어나자 보험업계에선 다양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한화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은 휴대품 손해와 식중독 입원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다이렉트 해외여행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최근 출국 항공기 지연·결항 보상 특약(지수형 항공기 지연 특약)을 출시했다. AXA손해보험은 맞춤형 보장과 혜택을 제공하는 보험을 통해 여행객들의 안전한 여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반적인 질병·상해 치료비나 항공기 지연, 휴대품 손해 보장 외에도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예상 밖의 상황에 대비한 특별약관이 마련돼 있다. 

 

 항공업계도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례로 에어부산은 항공편 예약 시 여행자보험을 함께 가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해당 보험은 상해 및 질병 등의 실손의료비와 휴대품 손해 등을 보장하는데 상세 특약에 따라 실속·표준·고급형 가운데 필요한 보장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험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소비자 분쟁도 덩달아 뛰는 추세다. 분쟁을 예방하려면 보험 약관 등을 정확히 숙지하는 게 필수적이다. 약관상 주요 유의사항을 보면 여행자보험은 여행 중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치료비와 약제비 등만으로 보상한다. 국내 의료비의 경우 다른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다면 중복 보상하지 않는다. 항공기 지연으로 예정된 일정을 변경 또는 취소함에 따라 생긴 간접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피보험자의 과실로 휴대품을 분실했을 시에도 보상받을 수 없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같은 사항을 안내하면서 “보장 내용 및 범위를 정확히 이해해야 여행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에 대한 부담을 완화할수 있다”고 당부한 바 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