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도 빚투도↓…세제개편안 여파에 코스피 ‘주춤’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4포인트(0.10%) 내린 3206.77에 마감했다. 뉴시스

 

 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세제개편안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와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감한 것이다. 증권업계는 세제개편안 수정을 놓고 국내 증시의 눈치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71포인트(0.33%) 오른 3220.72로 출발해 보합권 내 등락을 반복하다가 최종 3.24포인트(0.10%) 내린 3206.77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1.24포인트(0.15%) 오른 810.51로 출발한 이후 일시적으로 하락했으나, 강보합세로 전환한 뒤 상승폭을 확대해 2.58포인트(0.32%) 오른 811.8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을 살펴보면 두산에너빌리티가 4.52%로 가장 상승 폭이 컸다. 이어 SK하이닉스 4.09%, LG에너지솔루션 2.77%, 삼성바이오로직스 0.98%로 상승한 반면, 대장주 삼성전자 -1.11%, HD현대중공업 -0.54%, 한화에어로스페이스 -0.11%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5조5608억원으로 전주(19조3571억원) 대비 19.6% 줄었다. 특히 이달 1일 거래대금은 13조7737억원으로 지난 5월 26일(13조7485억원) 이후 2개월 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관세협상 등 대외 불확실성에 더해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강화 및 배당소득 분리과세 조치에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 됐다.

 

 빚투(빚내서 투자)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조575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 중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하며 보통 빚투 증감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 6월 새 정부가 들어선 뒤 국내 증시가 반등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원 수준에서 단기간에 급격히 늘었다가 주춤한 모습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증시에서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성(현금 흐름)이 얇아진 만큼 예상치 못한 호재와 악재에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단기적 대응보다는 중장기적 시각으로 시장을 관조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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