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설립자가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은 이날 권 씨 재판 관련 일정 명령문에서 권씨가 유·무죄 답변을 변경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오는 13일 오전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긴급 심리를 열겠다고 밝혔다. 권 씨는 지난 1월 기소인부 심리에서 전면 무죄를 주장했으나, 이번 변경 심리 일정으로 유죄 전환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앞서 권 씨가 대표로 있던 테라폼랩스는 2022년 미 달러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라USD와 연계 암호화폐 루나의 폭락으로 약 40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초래했다. 권 씨는 테라·루나 폭락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약 1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2023년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체포됐다. 이후 뉴욕 남부연방검찰에 의해 증권사기, 전신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8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몬테네그로로부터 신병을 넘겨받은 뒤 자금세탁 공모 혐의를 추가했다.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권 씨는 지난 1월 초 판사가 유죄 여부를 묻는 기소인부 심리에 출석해 자신이 받는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한 바 있다.
만약 권 씨가 ‘플리 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형량 감경 또는 조정) 합의에 동의해 유죄를 인정하고, 이를 판사가 승인하면 해당 혐의에 대한 유무죄 심리는 종결되고 곧바로 형량 선고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
미 법무부는 미국으로 송환된 권 씨의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3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