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물놀이 뒤 어깨가 욱신? “회전근개 손상 신호 의심하세요”

파도에 몸을 맡기고 미끄럼틀을 내려오면 마음이 시원해진다. 그런데 이 시원함이 지나간 자리, 어깨가 묵직하게 아픈 경우가 있다. 근육통이라며 넘기기 쉽지만, 반복되는 수상 활동 뒤 생긴 통증은 회전근개 손상을 시사할 수 있다. 팔을 올릴 때 찌릿한 통증이 이어지거나 밤에 누우면 더 아프다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는 네 개의 힘줄로, 팔을 들고 돌리는 동작을 안정시킨다. 여름철에는 자유형·접영 같은 머리 위 동작, 보드 위에서의 패들링, 로프를 잡고 끄는 수상스키, 물놀이 중 미끄러져 넘어지며 손을 짚는 상황이 있다.

 

준비운동이 부족한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당김이나 반복 사용이 겹치면 미세 파열이 생기기 쉽다. 나이가 들수록 힘줄 탄성이 떨어지고, 평소 어깨 유연성이나 견갑대 근력이 약하면 위험이 높아진다.

 

통증 양상은 단계적이다. 팔을 옆으로 들 때 힘이 빠지거나 빗장을 넘어 올리기 어렵고, 머리 뒤로 손을 넣을 때 걸리는 느낌이 난다. 눕거나 뒤집을 때 밤통이 도드라지고, 어깨에서 덜컹거리거나 소리가 날 수 있다. 갑작스러운 ‘뚝’ 소리와 함께 팔을 들어 올릴 수 없거나 팔꿈치까지 멍이 퍼지면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

 

평가는 병력 청취와 기능 검사가 기본이다. 통증 호소 범위와 근력 저하를 확인하고,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으로 파열의 범위를 가늠한다. 단순 엑스레이는 뼈의 위치와 돌출물, 석회 침착 여부를 살피는 데 의미가 있다. 며칠 쉬어도 통증이 줄지 않거나 일상 동작에서 물건을 들기 어려우면 검사로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초기에는 무리한 사용을 피하고 냉찜질을 하루 3-4회, 15-20분씩 시행한다. 어깨를 90도 이상 반복해 올리는 동작은 줄이고, 통증 범위 안에서 가벼운 진자 운동과 관절 가동범위를 유지하는 동작을 병행한다. 필요 시 단기간 보조기 착용과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술을 요하지 않는 경우, 체계적인 재활이 회복의 축이 된다. 도수치료는 굳은 관절낭과 주변 연부조직의 긴장을 완화하고, 견갑대 리듬을 되찾기 위한 관절 가동술·연부조직 이완을 포함한다. 여기에 등·어깨 안정화 운동과 회전근 강화 훈련을 단계적으로 더해야 한다. 초기에는 등척성 수축으로 통증을 낮추고, 이후 가벼운 탄력밴드와 클로즈드 체인 운동으로 부담을 서서히 높이는 방식이 흔하다. 통증을 억지로 참는 훈련은 오히려 경과를 늦출 수 있어 피하는 게 낫다.

시흥 삼성서울정형외과의원 박종호 원장은 “여름 물놀이는 머리 위 동작과 갑작스러운 당김이 많아, 준비되지 않은 힘줄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며 “초기에는 냉요법과 통증 조절을 하고, 증상이 가라앉으면 견갑대 안정화와 회전근 강화운동을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수치료는 관절 가동범위 회복과 통증 완화에 도움될 수 있으나, 영상검사와 진단을 바탕으로 개별 상태에 맞춘 운동치료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방은 어렵지 않다. 물에 들어가기 전 10분, 팔돌리기·벽 밀기 같은 동적 준비운동으로 어깨와 등 상부를 깨워 둔다. 수영·패들링은 거리를 갑자기 늘리지 말고, 통증이 시작되면 휴식 시간을 늘린다. 미끄러운 바닥에서는 손으로 급히 버티지 말고 무릎을 굽혀 중심을 낮춘다. 물놀이 후에는 등·가슴 스트레칭과 얼음찜질로 회복 시간을 확보한다.

 

모든 어깨 통증이 파열은 아니지만, 반복되는 통증과 뚜렷한 힘 빠짐은 신호다. 충돌을 피하는 생활 습관과 단계적 운동, 필요 시 도수치료를 포함한 재활 전략을 적절히 묶어 가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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