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경제, ‘20년 궤적’이 만든 ‘20년 비전’] 2045년 ‘화성 착륙선’ 발사… ‘20년 뒤’ 산업부 기자 구보씨의 일일

우주항공청은 2045년 화성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금으로부터 20년 뒤 2045년의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예지력을 가진 ‘캐시 웹(마블 시리즈 캐릭터)’이 아닌 이상 미래를 구체적으로 예상할 순 없겠지만 2025년 현재 각 분야의 최신 기술과 경향, 미래 청사진을 통해 대략적으로 예측은 가능하다. 기후에너지부·우주항공청 등 정부기관,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 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정용섭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 AI로봇업체 도구공간의 김현석 매니저, 데스테크 기업 네오메이션의 박양세 대표, 익명을 요청한 국내 유력 건설업체와 의류업체 종사자 등의 전망을 바탕으로 2045년 11월11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산업부 구보 씨의 일일을 그려봤다.

 

 ◆‘가사로봇’이 챙겨준 아침식사… ‘바이오센서 코트’ 입고 출근

 

 오전 7시 알람을 듣고 눈을 뜬 구보 씨는 곧장 식탁으로 향한다. 어젯밤 입력한 명령대로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가사 로봇이 갓 요리를 마친 음식들에서 따스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좋아하는 고등어구이와 오징어볶음을 맛있게 먹는다. 고등어와 오징어는 동해 바다의 수온 상승으로 더 이상 자연산을 구할 순 없지만 기술 발달로 대량 양식이 가능해졌다. 김치는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배추로 만든 것이다. 국산 고랭지 배추는 온난화로 재배량이 급감해 ‘금추’라고 불린다. 디저트로 국내 자연산 바나나를 한 입 베어 문다.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 청소를 마친 가사로봇에게 오전 11시 빨래, 오후 3시 장보기, 오후 7시까지 동파육 요리를 부탁한다. 대화형 명령 입력이 가능한 가사로봇 모델이라 사용법이 쉬워 편리하다.

 

입력된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AI 가사로봇. 게티이미지뱅크

 

 샤워를 마친 구보 씨가 코트를 꺼내 입자 휴대전화 앱으로 생체 데이터가 전송된다. 바이오 센서가 탑재된 웨어러블 스마트 패브릭으로 만든 옷이다. 어제보다 혈압이 조금 올랐다며 오늘은 500미터를 더 걷는 걸 추천한다는 메시지가 뜬다. 니트 한 벌을 구매하고 싶어 패션 브랜드 앱에 접속한다. 의류업계에서 기성품 개념은 사라졌다. 실시간 체형 분석과 선호 디자인 등을 바탕으로 나만의 맞춤 제품이 신속하게 만들어지는 시대다.

 

 ◆도로에서 사라진 내연차… ‘UAM 대중교통’ 타고 출근

 

 집 밖을 나선 구보 씨는 대중교통을 타기 위해 터미널까지 걷는다. 도로에는 전기차와 수소차들이 이동 중이다. 과거 도로에서 매연을 내뿜으며 달리던 내연기관 차량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10년 전인 2035년 정부가 탄소중립 및 넷제로(Net Zero·온실가스 순배출량 0) 정책의 일환으로 내연차 생산을 중단시키면서 생겨난 변화다. 정부는 5년 뒤인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다.

 

 곧 구보 씨는 도심항공교통 터미널인 버티포트(이착륙장)에 도착했다. ‘UAM(Urban Air Mobility)’이라 불리는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를 타려는 승객들이 줄을 서 있다. 2030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UAM은 기술 발전 아래 경제성을 확보하면서 수년 전부터 국내 대표 대중교통으로 발돋움 했다. 지하철, 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과 비교하면 이동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고 헬기와 달리 소음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아울러 AI 자동 운전 시스템과 AI 순찰로봇 덕분에 UAM는 도입 후 단 한 번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도심의 하늘길로 이동하는 UAM. 게티이미지뱅크

 

 구보 씨가 다른 승객들과 함께 탑승하자 UAM이 수직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상공 150~600m 사이를 여러 UAM들이 관제 시스템에 따라 각자 안전하게 하늘길을 달렸다. 구보 씨는 창문 아래로 세상을 내려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도로는 차로 꽉 차서 교통체증이 정말 심했는데… 세상 참 좋아졌다.’

 

 ◆광복 100주년 ‘화성 착륙선’ 발사… 똘똘한 ‘실시간 AI 번역기’

 

 구보 씨는 정부 정책 및 행사가 열리는 모처에서 가장 가까운 버티포트에서 하차했다. 우주항공청의 기자회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우주항공청은 지난 8월15일 광복 100주년을 기념하며 화성 착륙선 ‘케이마스터(K-MARSter) 호’를 발사했고 이날 중간보고를 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케이마스터 호는 순항하며 전체 항로의 75%를 돌파했다. 계획대로 올해 중 화성 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주항공청은 20년 전인 2025년 화성탐사 전담팀을 구성하며 나사와 협력을 시작했다. 이후 2032년 달 착륙선, 2035년 화성 궤도선 프로젝트를 연이어 성공하며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이란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라고 말했다.

 

2045년에는 일반인도 우주선을 타고 여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게티이미지뱅크

 

 동석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담당자의 기자회견은 이어폰 형태의 AI 번역기가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질의응답 과정에서 기자단의 질문과 미국인 NASA 담당자의 답변을 실시간으로 번역하며 원활한 인터뷰를 이끌어냈다. 우주항공 분야 특성상 전문용어가 많았는데 그 설명 역시 실시간으로 제공됐다.

 

 구보 씨 옆자리에선 AI 휴머노이드 기자 로봇이 기사를 작성했다. 해당 로봇 기자가 속한 매체는 국내 최초의 무인(無人) 언론사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에너지절감’ 아파트 고층화… 사랑스러운 ‘로봇 반려묘’

 

 구보 씨는 귀가길에 스마트 아파트 건설 현장을 유심히 지켜본다.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쓰고 지열로 냉난방을 하는 에너지 절감 건축 기술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2~3층 건물에 한정됐지만 이제는 20층 이상 고층 건물에도 적용되고 있다. 공사 현장은 예전만큼 넓지 않다. 조립식 주택을 의미하는 모듈러 주택이 일반화된 덕분이다. 과거 ‘노가다’라고 불린 힘든 작업은 사람 대신 로봇이 수행하면서 산업재해가 크게 줄었다.

 

스마트 건축이 적용된 도심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구보 씨는 20대부터 60대까지 ‘청년’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되는 공공 캡슐주택에서 생활한다. 집에 도착한 뒤 낮 동안 지붕의 태양광 패널을 통해 쌓인 전기량을 확인한다. 현관 문을 열자 반려로봇이 가사로봇보다 먼저 마중을 나온다. 구보씨는 원래 돌보던 반려묘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뒤 고양이 모양의 반려로봇을 구매했다. 실제 고양이로 헷갈릴 법한 외향의 반려묘 로봇은 하악질 기능, 꾹꾹이 기능도 갖췄다.

 

 구보 씨는 먼저 보낸 반려묘의 장례를 수분해장으로 치렀다. 수분해장은 알칼리 용액과 물로 사체를 가수분해해 완전 멸균된 액상 물질로 만드는 방식으로, 2020년대 중반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화장과 비교해 저렴한 비용, 친환경 트렌드 등의 영향 아래 반려동물 장례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뉴질랜드 등에서는 이미 2010년부터 사람의 장례에도 수분해장이 합법화 됐다는 점에서 최근 우리나라도 동물을 넘어 사람의 장례 방식 중 하나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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