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롯데가 뿌린 장학금 ‘씨앗’… 나눔의 ‘나무’ 되어 사회의 ‘그늘’로

-1박2일 ‘제43기 희망장학생 한마음소통캠프’ 가보니

20~21일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신격호 롯데 제43기 희망장학생 한마음소통캠프’의 장학생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제공
20~21일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신격호 롯데 제43기 희망장학생 한마음소통캠프’의 장학생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제공

 

“장학금을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봉사활동을 통해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올해 롯데 장학금 장학생이 한 데 모이는 ‘신격호 롯데 제43기 희망장학생 한마음소통캠프’가 지난 20~21일 경기 오산시의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열렸다. 휠체어를 타고 참가한 장학생 등 216명 장학생이 전원 참석해 상호 교류하고 사회공헌 아이디어 공모전도 함께 준비하며 정을 쌓았다. 정연우 장학생(동국대 가정교육과 2학년)은 “장학금을 받고 다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선순환 구조라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장학금 받고 적극적 봉사활동으로 보답… ‘나눔의 선순환’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이름을 딴 희망장학금은 1983년 롯데장학재단 설립과 동시에 출범했다. 올해 기준으로 서울 소재 지정대학 12개교에 재학 중인 2학년 중 학자금 지원구간 8구간 이하(중위소득 200% 이하) 및 평균 학점 2.5점 이상 학생이 대상이며,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정·자립준비청년·북한이탈주민·장애인가정 학생을 우대한다.

 

신격호 롯데 제43기 희망장학생 한마음소통캠프’에 참여한 14조 장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신격호 롯데 제43기 희망장학생 한마음소통캠프’에 참여한 14조 장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장학생에게는 학기당 400만원의 생활비성 장학금이 지원된다. 학기당 평균 학점 3점 이상·12학점 이상 이수, 1년간 봉사활동 120시간 이상 이수 등 자격 요건을 매년 충족하면 ‘계속장학생’으로 전환, 대학 졸업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재단 측은 “봉사활동은 교육·학습 멘토링, 환경정화, 복지기관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할 수 있다”며 “장학생들이 받은 도움을 다시 사회에 나누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단은 2015년부터 신규 장학생들이 모이는 한마음소통캠프를 매년 열면서 장학생 간 유대감과 소속감 형성을 도모하고 사회공헌에 대한 이해와 책임의식도 전달하고 있다.

 

◆사회공헌 공모전… 청소년부모·노년층·다문화가정 돕는 아이디어

 

특히 재단은 2024년도부터 캠프 중 사회공헌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까지는 장학생들이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나 희망장학생 자치회 ‘LOPE’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봉사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단순 봉사활동을 넘어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직접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규모를 키웠다. 장학생들은 12명씩 18개조로 나누어 1박2일을 함께하며 머리를 맞댔다. 장학생들은 캠프 첫날인 20일 지원대상, 사업내용, 운영방식, 기대효과 등을 직접 논의하고 이튿날 연단에 올라 각 조별로 4분 동안 발표를 했다.

 

롯데 희망장학생 한마음소통캠프 사회공헌사업 아이디어 공모전 발표 무대에서 14조 제유정·김채윤 장학생이 ‘칠성이 빛나는 밤’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롯데 희망장학생 한마음소통캠프 사회공헌사업 아이디어 공모전 발표 무대에서 14조 제유정·김채윤 장학생이 ‘칠성이 빛나는 밤’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14조는 노인의 낙상사고의 절반이 집 안에서 일어난다는 점에 주목, 노인 거주지를 방문해 축광스티커 등을 붙여 사고를 예방한다는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롯데의 음료브랜드명 롯데칠성에서 따온 ‘칠성이 빛나는 밤’이라는 프로젝트 네이밍, 종이와 야광봉으로 만든 7개의 별, 연극 형식의 발표, QR코드를 활용한 웹페이지 공유 등이 인상적이었다.

 

제유정 장학생(고려대 보건정책학과)은 “실제로 친할머니께서 밤에 화장실로 이동하시다 다치신 적이 있다. 다른 조원의 조부모님도 그런 일이 있으셨다고 해서 최종적으로 선정을 했다”며 “이과생 조원들이 AI를 활용해 웹사이트 및 QR코드를 제작 등 기술적인 부분을 맡는 등 다들 전공을 살리며 힘을 모았다. 당장이라도 진행이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것이 우리 조 아이디어의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재단 임원 및 기자단의 심사 결과 이번 공모전 대상은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24세 이하 부모를 지원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1조가 차지했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부모가 된 이들을 위해 양육법, 요리법, 검정고시 공부 등을 지원하는 교육시설 ‘롯데(대)학교’가 인상적이었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도 “내년에 정식으로 사업을 추진해보겠다”며 엄지를 세웠다.

 

사회공헌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1조 장학생들이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사회공헌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1조 장학생들이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1조 장학생들은 “비슷한 나이대의 또래지만 부모로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교육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정식 사업이 될 수 있다니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들에게는 스마트워치가 부상으로 주어졌다.

 

최우수상은 낙후된 상권 일대를 달리는 러닝(달리기) 행사를 개최해 상권을 활성화하고 참가자의 건강도 챙기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13조에 돌아갔다. 우수상 두 팀은 다문화가정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글로벌 푸드 레시피 강의 및 밀키트 사업을 구상한 9조, 노인층과 함께하는 나무심기 및 플로깅을 제시한 17조로 정해졌다.

 

한편 이번 캠프를 현장 취재한 기자단도 번외 참가자로 공모전에 나섰다. 약 10명 기자들이 머리를 맞댄 가운데 이투데이 정영인 기자의 아이디어가 채택, 도서산간지역의 학생을 지원하고 올해 2월21일 별세한 신영자 롯데재단 전 의장을 기리는 ‘신영자 롯데 소생장학금’을 제안했다.

 

◆“새 친구 만들고 용기도 얻어”… “이제 한 가족, 인연 평생 이어가자”

 

공모전 발표 및 시상 외에도 장학증서 수여식, 전용관 연세대 교수의 ‘옥시토닌 이야기’ 특강, 최경희 창신대 총장의 ‘3FIT 전략’ 특강, 희망장학생 자치회 ‘로프’ 소개, 레크리에이션, 축하 공연 등이 진행됐다.

 

특히 축하 공연에는 ‘신격호 롯데 예술가 자립지원’을 통해 장학금을 받은 테너 김준서와 바리톤 황태환, ‘신격호 롯데 자선콘서트’에 참여했던 스포츠댄스 아티스트 김남제, 롯데장학재단 사내 밴드 ‘로피’, 장 이사장의 딸 헤븐이 무대에 올라 큰 박수를 받았다.

 

롯데 희망장학생 한마음소통캠프에서 장학생들이 레크리에이션에 참가하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제공
롯데 희망장학생 한마음소통캠프에서 장학생들이 레크리에이션에 참가하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제공

 

1박2일 캠프를 함께한 주예영 장학생(건국대 국제무역과)은 “언젠가부터 학교를 다니면서 같은 학과 사람들만 만나게 된 것 같은데 이번 캠프를 통해서 다른 학교, 다른 학과의 또래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며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엄지를 세웠다.

 

이솔비 장학생(이화여대)은 “학비 문제로 아르바이트를 4곳에서 하면서 사람이 냉소적으로 변했던 것 같다. 배우는 게 아니라 돈 벌려고 대학생활을 하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으며 “장학생으로 선발되면서 알바를 줄였다. 그리고 이번에 캠프를 와서 재밌게 놀면서 ‘나도 즐겁게 놀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오랜만에 깨달았다”고 말했다.

 

장학생 대표로 감사인사를 올린 김민주 장학생(고려대 정치외교학과)도 “더 넓고 용감하게 배우면서 우리 사회의 따듯한 변화를 만드는 주역으로 성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롯데 희망장학생 한마음소통캠프에서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장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제공
롯데 희망장학생 한마음소통캠프에서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장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제공

 

이틀 내내 자리를 비우지 않고 장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야자타임’을 갖는 등 정겨운 모습을 보인 장혜선 이사장은 “재단이 1년간 진행하는 약 60개 행사 중 가장 설레는 것이 한마음소통캠프”라며 “여기서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고 생각하고 인연을 평생 이어가자”고 애정을 표현했다.

 

오산=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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