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주말 등산 행사를 앞두고 날씨를 걱정하는 상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LG유플러스 가입자인 A씨는 인공지능(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의 힘을 빌렸다. “헤이 익시, 토요일 인왕산 날씨 알려줘”라고 묻자 익시오는 곧장 “토요일인 15일 인왕산 날씨는 맑고 최저 섭씨 4도, 최고 섭씨 14도가 예상됩니다. 강수 확률은 10%입니다”라고 답변한다. 통화 화면을 이탈해 인터넷을 검색할 필요가 없어 간편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가 출시 1년을 맞아 AI 비서 기능을 탑재한 익시오 2.0으로 진화했다.
LG유플러스는 13일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글 클라우드와 협업한 익시오 AI 비서 기능과 차세대 AI 전략인 ‘맞춤 지능(Adaptive Intelligence)’ 청사진을 소개했다.
맞춤 지능은 올해 초 MWC를 통해 공개한 4A 인텔리전스 전략의 두 번째 단계다. 4A는 안심할 수 있는(Assured), 맞춤형(Adaptive), 일상과 함께하는(Accompanied), 세상과 인류를 밝게 만드는(Altruistic) 등으로 진화하는 LG유플러스의 AI 개발 방향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첫 단계인 안심 지능에 초점을 맞춰 통화 녹음·요약, 보이는 전화, AI 전화 대신 받기 등 기능을 제공하는 익시오 1.0을 출시한 바 있다.
이재원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부사장)은 “출시 1년을 맞은 익시오는 100만여명이 사용했으며, 73%의 충성도를 기록해 한 번 사용하면 꾸준히 찾게 되는 필수 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LG유플러스는 익시오의 성장을 발판 삼아 AI가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반응하는 맞춤 지능 단계로 진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새롭게 탑재된 익시오 AI 비서는 통화 중 대화 맥락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즉시 제공하는 기능이다. 익시오 사용자가 통화 중 “헤이, 익시”라고 부르거나 화면의 호출 버튼을 누르면 AI가 통화에 참여해 정보를 찾고 결과를 공유한다.
이 서비스를 위해 LG유플러스는 ▲통화 연결 상태에서 AI 호출 ▲필요한 정보 검색 및 핵심 요약 ▲음성과 텍스트로 동시에 제공 ▲상대방에게도 정보 즉시 공유 등 과정을 거쳐 실제 대화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AI를 고도화했다. AI가 제안한 정보는 통화 상대방도 함께 들을 수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도 강화했다. 익시오 AI 비서는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기반 음성인식(STT) 기술을 적용해 호출 전 통화 내용은 서버에 전송하지 않고, 호출 후 발화 내용만 AI 검색에 활용한다.
최윤호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 AI에이전트 추진그룹장은 “익시오 AI 비서는 통화 중 실시간으로 AI를 연결해 검색하는 세계 최초 사례”라고 강조하며 “베타 서비스를 통해 피드백을 받아 기능을 고도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모든 익시오 사용자에게 AI 비서 기능을 오픈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사용자 편의를 강화한 AI 서비스를 위해 구글 클라우드와 긴밀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선보인 익시오 AI 비서는 구글의 최신 거대언어모델(LLM)인 ‘제미나이 2.5 플래시 라이브’를 활용해 개발됐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 2.0에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언어∙분류 모델과 제미나이 모델의 문맥 이해 기술을 결합해 통화 이력 기반의 AI 대화 검색 기능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익시오는 통화 내용을 요약해 필요한 업무를 정리하는 것은 물론, 통화 상대의 대화 방식과 감정 흐름을 분석해 관계 개선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팁을 제공할 수도 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통화 중 언급된 일정·장소·예약 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액셔너블 AI’로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AI가 이해한 대화를 실제 행동으로 연결해, 사용자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편리하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캐런 티오 구글 아시아태평양 플랫폼·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은 “LG유플러스와의 협력은 공유된 비전을 가진 두 기업이 힘을 합쳤을 때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는 단일 제품을 넘어 소비자, 기업, 인프라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깊고 전략적인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