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한 매력적인 오답이 포진하는 등 수험생 체감상 난이도가 지난해보다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EBS 대표 강사인 윤윤구 한양대 사대부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026학년도 수능 전체 난이도는 작년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나, 최상위권 변별을 위한 문항들이 전년도 수능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2025학년도 수능에 비해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어는 독서 영역이 비교적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난이도가 있는 문항으로는 독서 8번과 12번, 문학 34번, 화법과 작문 40번, 언어와 매체 36번이 꼽힌다. 한병훈 덕산고 교사는 "올해 수능은 독서 영역에서 학생들이 어렵게 체감하는 느낌이 있을 수 있으나 문학과 선택과목 난도를 확실히 낮춰 균형을 맞췄다"고 했다.
수학은 공통과목인 수학Ⅰ, 수학Ⅱ에서 종합적인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항들이 있어 수험생이 어렵게 느꼈을 것으로 분석됐다.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전체적으로 작년 수능과 유사하나,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문항도 적절히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변별력이 높은 문항이 작년 수능보다 늘어났다기보다는 상위권과 최상위권 변별력을 더 강화했다고 이해하면 된다"며 "선택과목보다는 공통과목에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는 오답 선택지의 매력도가 높아 수험생이 정답을 고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내용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려운 지문은 배제하면서도 선택지의 오답 매력도를 전반적으로 높여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
입시업체에서는 전반적으로 올해 수능이 전년 대비 어려웠다고 봤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전년도 수능보다는 다소 어려운 난이도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변별력 확보를 위해 일정 난이도 이상의 문항을 배치한 것 때문인데,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야 하는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시간 관리가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국어와 수학 모두 변별력 있고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역시 "국어, 수학, 영어 공히 대체로 변별력 있게 출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어, 수학의 경우 모두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고 영어는 지난해 정도의 난도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최상위권 학과를 기준으로 보아도 이번 수능은 변별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메가스터디는 "공통 과목과 미적분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게, 확률과 통계와 기하는 어렵게 출제됐다"며 "전반적인 출제 유형과 기조는 지난 6·9월 모의평가와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6학년도 대입에서는 대학들의 모집 인원은 거의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고3 응시자가 증가하고 의대 모집인원이 증원 전 규모로 되돌려진 것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55만4174명으로 전년보다 3만1504명(6.0%) 늘면서 2019학년도(59만4924명) 이후 7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출산율이 높았던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이 고3으로 수능을 보면서 재학생이 3만1120명 증가한 37만1897명(67.1%), 졸업생은 1862명 줄어든 15만9922명(28.9%)으로 각각 집계됐다.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의대 모집인원이 2026학년도에 전년도보다 1천487명 적은 3천123명으로 증원 전 규모로 되돌아가면서 최상위권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