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모닝] 글로벌 제약사에 연이은 기술수출… ‘조 단위 잭팟’ 터트린 K-바이오 플랫폼 무엇?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리가켐 세계시장서 존재감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바이오 플랫폼 기업들이 최근 연이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을 달성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바이오 플랫폼 기업들이 조 단위의 기술 수출을 통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바이오 플랫폼이란 다양한 의약품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 기반 기술을 가리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등으로 유명한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미국)에 ‘그랩바디’ 플랫폼을 기술이전하면서 최대 25억6200만 달러(약 3조7487억원)를 수령한다.

 

그랩바디는 약물이 필요한 곳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이중항체 풀랫폼으로, 그중 하나인 뇌혈관 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는 BBB를 통과하기 어려운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1수용체(IGF1R)를 통해 약물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고 뇌로 전달되도록 돕는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4월 영국의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그랩바디-B에 대한 4조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알테오젠은 피하 주사제 기술인 ‘ALT-B4’를 기반으로 기술수출을 달성했다. ALT-B4는 피하조직 내 약물 침투를 방해하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 단백질로, 인체 피부에 통로를 만들어 약물이 피하조직을 뚫고 들어갈 수 있게 돕는다. 정맥주사(IV) 치료제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주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러한 ALT-B4 기술을 보유한 알테오젠은 지난 3월 아스트라제네카(영국) 자회사 메드이뮨과 13억 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 지난해 11월 다이이치산쿄(일본)와 3억 달러(약 4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해 10월 일본 오노약품공업에 항체·약물 접합체(ADC) 플랫폼 ‘콘쥬올’과 ADC 파이프라인 ‘LCB97’을 기술이전하며 최대 940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능력을 자랑 중인 바이오 플랫폼 개발 사업은 신약 개발과 비교해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으로 평가된다. 특정 약물이나 질환에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사업 확장성이 높은 데다 신약과 비교하면 연구개발(R&D) 비용이 낮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 유리하다.

 

이러한 분위기 아래 삼성에피스홀딩스도 최근 바이오 플랫폼 개발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회사는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설립해 아미노산 결합체(펩타이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바이오텍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 기술 플랫폼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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