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대표는 누구…공모에 전직·외부 인사 다수 참여

16일 접수 마감…내부·OB·외부 출신 등 다양
연내 최종 1인 압축…신뢰 회복·조직 안정화 관건

서울 종로구 KT 본사. 뉴시스

KT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출을 위한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해킹 사고 이후 신뢰 회복과 조직 안정, 인공지능(AI) 전환기 전략 수립까지 과제가 쌓인 상황에서 어떤 인물이 최종 낙점될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전날까지 진행한 차기 CEO 공모 신청자들의 리스트를 정리 중이다. 업계에서는 대략 20~30명이 접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미 하마평으로 이름을 알린 후보자들은 대부분이 1960년대생이다.

 

대표 선임 절차는 이사회 산하 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맡는다. 사추위는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외부 추천, 공개 모집, 주주 추천(전체 주식의 0.5% 이상·6개월 이상 보유 주주), 사내 후보 추천 등의 기준을 통해 지원자를 접수했다.

 

사추위는 서류 심사와 면접 절차를 거쳐 연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선임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뤄진다.

 

현재 사추위에 참여하는 사외이사 8명 가운데 7명은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인사다. 올해 3월 임기 만료 예정이었던 사외이사 4명이 모두 재선임되면서 7명이 계속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KT 내부에서는 이현석 커스토머부문장(1966년생)이 사내 후보 요건을 충족한 인물로 거론된다. 2015년부터 디바이스 사업, 고객 조직, 지역본부 등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분야 보직을 맡아왔고 2023년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KT 전직 임원 중 이전 대표 공모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이번에 다수 거론된다.

 

박윤영(1962년생) 전 사장은 2019년 대표 후보 경합에서 구현모 전 대표와 막판까지 경쟁했고, 지난해 선임 절차에서도 김영섭 대표와 함께 최종 3인에 포함됐던 인물이다. 그는 KT에서 기업간거래(B2B) 사업 중심으로 일해왔다.

 

‘쇼’, ‘올레’ 등 KT에서 주로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 등을 담당했던 남규택 지누스에어 부회장(1961년생)도 후보자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김태호 전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1960년생)은 KT에서 IT기획실장을 맡아 네트워크·기술전략을 총괄한 바 있다. 2019년에도 공모에 참여했다.

 

박대수 전 KT텔레캅 대표(1963년생)는 1989년 KT에 입사한 이후 공공고객본부, 연구조직, 대관·사업협력 조직을 거쳤다. 홍원표 전 대표(1960년생)는 KT 글로벌사업단과 휴대인터넷사업본부에서 근무한 이후 삼성전자·삼성SDS 등을 거치며 통신·IT·보안 관련 조직을 경험했다.

 

외부 인사로는 주형철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 차상균 서울대 명예교수, 김재홍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전 경제보좌관은 SK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지냈고, 차 명예교수는 스탠퍼드대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 원장을 맡았다. 차 교수 또한 2023년 김영섭 대표, 박윤영 전 사장과 함께 최종 3인에 들었던 인물이다. 김 전 부위원장은 기자 출신으로 2014년 국회 민주당 추천으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에 선임돼 이후 부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일각에서는 KT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 회사를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현모 전 대표도 최근 입장문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KT는 국가 기간통신망을 책임지는 회사”라며 “KT 역사와 문화를 모르는 인물들의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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