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9일 개최되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 참석을 위해 17일 저녁 UAE로 출국했다. 이번 방문은 이재명 대통령의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일정에 맞춰 이뤄진 것으로,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대통령의 경제외교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현지로 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후 7시45분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전세기를 이용해 아랍에미리트로 출발했다. BRT는 이재명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 간 정상회담 다음 날 열리는 일정으로, 정부의 외교 무대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직접 참여하는 구조다. 그중에서도 삼성은 AI·반도체·에너지 등 UAE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분야와 접점이 가장 넓어 이 회장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다.
정부와 UAE는 지난달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칼리드 아부다비 왕세자와의 면담에서 국방·방산·투자·에너지에 더해 AI·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이번 BRT에서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현대차·LG전자·한화·HD현대 등 주요 기업들이 대통령 순방 외교의 후속 조치를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 논의는 실질적 성과 도출을 위한 정부, 기업 연계형 외교 무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UAE와의 전략적 연계를 강화해왔다.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첫 해외 일정으로 UAE 아부다비의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찾았으며, 삼성 계열사들은 부르즈 칼리파, 정유 플랜트 등 건설·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UAE 정부 및 기업과 장기간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이번 방문 역시 이러한 기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대통령 순방의 경제적 파급력을 높이는 ‘지원 사격’ 성격이 짙다는 것이 재계의 해석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