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A씨는 남편 투자 문제로 밤잠을 설친다. 남편이 A씨 몰래 마이너스통장 계좌를 개설해 5000만원 넘는 금액을 가상자산과 주식에 투자했는데, 대부분 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남편은 회사 동료 B씨가 주식 투자로 투자금의 두 배 넘는 수익을 올렸다는 얘기를 듣고 투자를 했다면서 용서를 구했다. A씨는 자신 몰래 투자한 남편을 눈감아줘야 할지 고민이다.
#직장인 C씨는 이달 들어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한 종목을 매수했다. 업황 전망이 밝고 오를 때 큰 폭으로 오르고 떨어질 때 다른 주식보다 덜 떨어져 가격 방어도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사에서 이 종목에 대한 목표주가를 높인 점도 C씨가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C씨는 16.9% 금리인 카드론으로 해당 종목을 매수했지만 반 달 만에 10% 가까이 떨어졌다. C씨는 본인이 매수한 종목만 떨어지자 상투를 잡은 게 아닌지 전전긍긍하다.
#60대인 D씨가 본격적으로 투자에 눈을 뜬 건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동학개미 운동이 일어났을 때다. 당시 우연히 접한 리딩방에서 추천해준 종목으로 돈을 벌었지만 하락장에 투자금 대부분을 잃었다. 이후 유튜브나 증권사 주식 강연을 들으면서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은퇴자금을 모으기 위해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이 매도한 주식을 개인이 매수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제2의 동학개미 운동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가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18일 최근 급증한 빚투 현상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짚어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잔고는 26조403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 융자 규모는 지난 7일(26조2165억원) 처음으로 26조원을 돌파하며 최대 기록을 올렸는데 13일 26조2515억원으로 경신한 데 이어 이를 다시 넘어섰다.
신용거래융자란 주식 매수를 위해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거래를 의미한다. 빌린 돈으로 투자한 주식이 상승하면 레버리지 효과로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하락하면 손실도 커진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신용대출 금리가 낮은 역전 현상도 나타나 빚투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신용대출 잔액은 증가세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기타대출 잔액은 한 달 전 대비 1조4000억원 뛰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빠른 주가 상승에 빚투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큰 폭의 조정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