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30~40대 젊은 층에서도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해 시력 저하를 겪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흔히 고령층에서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여겨졌던 해당 질환이 젊은 연령대에서 급격히 발병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이유는 조기 당뇨 진단 증가와 만성 혈당 관리 부실 등 여러 가지 조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당뇨망막병증은 이름 그대로 당뇨병이 원인이 되어 망막에 있는 미세 혈관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사람의 눈은 매우 섬세한 구조를 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망막은 사물의 색감과 형태를 구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혈당이 오랜 기간 높게 유지되면 눈 속 혈관 벽이 약해지고 터지거나 막히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망막이 손상된다. 이렇게 시작된 변화가 점점 누적되면서 시력 손상은 물론 실명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망막의 작은 혈관들이 약해지며 출혈이나 부종을 유발하는 단계이며, 이때 황반 부위가 붓는 ‘황반 부종’이 발생하면 중심 시력 저하가 심각해진다. 두 번째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인데 이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망막 부위에 새로운 혈관이 자라나면서 출혈이 반복되고 망막이 박리되는 고위험 단계로 진행되는 상태다. 특히 증식성 단계는 실명 가능성이 매우 높아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의 경우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서 젊은 당뇨 환자들은 대부분 시력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안과를 찾지 않는다.
만약 어린 나이부터 당뇨병을 앓기 시작하였을 때 당뇨망막병증의 이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질 수밖에 없어 예후가 더욱 나쁘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경우 반드시 정기적인 안저 검사를 통해 망막 건강을 확인해 봐야 한다. 시력은 한 번 잃으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예방이 최선의 치료다.
노영호 혜민안과병원 과장은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올 수 있는 당뇨망막병증은 더 이상 노년층에게만 해당하는 질환이 아니다”며 “3~40대에 젊은 층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야가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단순 피로로 인한 시력 저하라고 생각하지 말고, 즉시 안과를 방문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