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 시대 열렸다] 증권사 모험자본 공급 확대…자본시장 활성화 기대감

국내 증권업계의 숙원이었던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가 제도 도입 8년 만에 처음 지정됐다. 그 주인공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양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벤처·중소 혁신기업 등 ‘생산적 금융’ 분야로 자금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2028년까지 중소·중견·벤처기업 등에 20조원 안팎의 모험자본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는 예금 수준의 원금보장이 가능하면서도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시중 자금 일부가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IMA는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지면서도 고객 예탁금의 70%를 기업 금융 관련 자산 등 다양한 부문에 투자할 수 있어 연 4~8%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상품이다. 기업이 사업을 확장하거나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와 나누는 구조다. 투자자들은 원금보장의 안정성과 함께 기존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기업금융 상품에 투자해 수익성까지 동시에 추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투자 기업의 성과가 좋지 않거나 운용자산에 리스크가 터지면 목표 수익률에 못 미칠 수도 있다. 

 

정부는 2017년 증권사가 더 큰 규모로 성장해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처럼 국내 기업에 다양한 자금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IMA를 도입했다. 올해는 모험자본 공급을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도 시행됐다. IMA 사업자는 IMA와 발행어음을 합쳐 자기자본의 3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발행어음·IMA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부동산 관련 자산으로 운용할 수 있는 한도는 기존 30%에서 2027년 10%로 축소된다.

 

또한 2028년까지 발행어음·IMA 조달액의 25%를 스타트업·벤처 등 고위험·고성장 기업에 투입해야 한다. 의무 비중은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내년에는 10%, 2027년에는 20%, 2028년에는 25%가 적용된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내년에만 약 6조6000억원을 추가로 공급할 전망이다. 최대 자금 조달 시 2028년에는 17조까지 불어날 수 있다. 대규모 자금 유입을 기반으로 생산적 금융 중심의 운용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자금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모험자본 공급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 증권사가 IMA와 발행어음 인가를 연달아 취득하면서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 및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키움증권은 내년 1조1400억원을 시작으로 2028년에는 약 2조8000억원까지 공급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발행어음 사업을 신청한 메리츠증권·삼성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과 IMA 후발주자인 NH투자증권까지 인가를 받게 되면 2028년까지 약 20조의 추가 모험자본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발행어음 사업자의 모험자본금을 더하면 42조원 규모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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