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튀르키예는 형제의 나라이며 양국은 혈맹 관계”라며 방위산업, 원전,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 전략 산업 전반에 걸친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25일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 간 협력 구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가장 먼저 양국은 방위산업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공동생산·기술협력·훈련교류 등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한국의 흑표 전차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알타이 전차 사업’처럼 상생 사례가 더 많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관련기사 6면>
원전 협력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튀르키예의 시노프 원전 프로젝트와 관련해 남은 평가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한국 원전 기술이 튀르키예 원전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노프 프로젝트는 튀르키예 북부 해안에 건설이 추진 중인 원전 사업으로, 한국이 협상국으로 거론되고 있다.
바이오 분야 협력 성과도 나왔다. SK플라즈마가 그 주인공으로 튀르키예 정부가 추진하는 혈장분획제제 자급화 국가전략사업의 기술 수출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 정부가 추진하는 ‘혈액제제 자급화 사업’에 SK플라즈마가 참여한 것을 환영한다”며 “양국이 혈맹 관계라는 점에서 이번 협력의 의미가 더욱 크다”고 평가했다.
또한 두 정상은 신재생에너지·AI·디지털 등 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한국 기업 CS 윈드와 튀르키예 에네르지사 간 풍력발전 협력 MOU 체결을 계기로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보훈 협력도 논의됐다. 양국은 참전용사 가족과 후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훈 분야 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단됐던 한·튀르키예 경제공동위원회도 10년 만에 재개해 분야별 협력 진척 상황을 점검하기로 합의했다.
한반도 문제와 중동 정세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우리 대북정책에 대한 튀르키예의 일관된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중동 지역의 평화 증진을 위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리아 난민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기로 한 점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날 두 정상은 양국 협력의 기본 방향을 담은 ‘대한민국–튀르키예 전략적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공동성명이 오늘 논의된 사항들을 이행해 나가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한국전 참전 용사 묘소에 헌화하고 현지 동포들을 만난 후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