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K-방산 대표 영업사원으로 나서면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이 K-방산의 효자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25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산업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방산 공동 생산, 기술 협력, 훈련 교류 등의 협력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튀르키예는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떠오르는 신흥 강국이다. 2020년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였던 무기 수출액을 2024년에는 70억 달러(약 9조7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급성장했다. 또 튀르키예는 그동안 방산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이어왔다. 이 대통령이 이날 거론한 알타이 전차 사업이 대표적이다. 튀르키예군은 2023년 4월 최초의 자국산 주력 전차인 알타이를 인도받았는데 알타이 부품 중 70% 이상이 한국산으로 채워졌다.
이 대통령은 이번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에서 방산 세일즈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 지난 1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단순한 무기 구매·수출을 넘어 양국이 무기체계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21일에는 K-9 자주포의 주요 구매국 중 하나인 이집트의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방산 분야 협력 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전방위 방산 세일즈로 K-방산의 대표 과제인 수출국 다변화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수출국 다변화는 K-방산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 한국의 방산 수출 대상국 중 폴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46%에 달했다. 다음은 필리핀(14%), 인도(7%) 등으로 격차가 컸다. 또 경쟁국인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이 20개국 이상의 수출국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수출국은 8개 국가에 그치고 있다. 수출국의 정책 변화 등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수출국 다변화가 필수다. 이에 국내 방위산업 업체들은 수출국을 다변화하기 위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4개국 순방으로 K-방산은 중동·아프리카 방산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중동 주요국의 방위산업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전 세계 무기 수입의 27%를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