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위성 13기를 태우고 우주를 향해 날아오르는 장면은 한국 민간 우주산업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이번 발사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으로 발사되는 첫 발사로 누리호의 검증을 넘어 민간 주도 전환으로 첫발을 내딛는 발사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누리호 제작을 주관했던 앞선 발사와 달리 4차 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제작을 총괄 주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차 발사까지만 해도 일부 공정에 제한적으로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구성품 참여 업체 관리부터 단·전기체 조립까지 전 과정을 책임졌다. 이번 발사는 정부가 주도하던 우주산업이 민간으로 중심축이 바뀌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현성윤 우주항공청 한국형발사체프로그램장은 누리호 4차 발사에 대해 “국내 우주 기업의 기술력이 본격 도약하는 출발점이자 우주 발사 서비스가 민간 주도로 전환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첫 민관 합동 발사라는 의의를 담은 네 번째 누리호 발사가 성공한 만큼 5, 6차 발사에서는 민간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주항공청은 지난 7월 한화에어포스페이스와 누리호 개발 기술의 이전 계약했다. 기술료 240억원에 2032년까지 누리호를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을 넘기는 비독점 계약이었다. 정부 주도로 개발된 한국형발사체의 체계 기술이 민간으로 공식 이전되는 첫 사례로 차세대발사체 개발 전까지 민간 주도 우주산업(뉴스페이스) 생태계를 육성하는 기반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다.
한화는 한국 우주 산업의 핵심이 될 차세대 발사체(KSLV-Ⅲ) 개발 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도 선정된 상태다. 누리호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상업 발사 서비스, 재사용 발사체, 차세대 발사체 개발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우주 수송 서비스-위성체-위성 서비스’로 연결되는 우주사업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