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 개발을 담당하는 총괄을 선임하고 반도체 인공지능(AI) 팩토리 구축을 주도할 ‘디지털 트윈센터’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빠르게 변하는 AI 시대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임원 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문별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는 D램, 낸드 등을 아우르는 ‘메모리 개발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수장에는 현재 D램개발실장을 맡고 있는 황상준 부사장이 선임됐다.
황 부사장은 현재 HBM을 포함한 D램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에 총괄 조직을 맡게 되면서 D램, 낸드, HBM 등 제품별로 분산돼있던 인력과 기술을 융합하고 차세대 메모리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신설된 HBM개발팀은 1년여만에 D램개발실 산하 설계팀 조직으로 재편됐다. 기존 HBM개발팀 인력은 설계팀 산하에서 HBM4, HBM4E 등 차세대 HBM 제품 및 기술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 기존에 HBM개발팀을 이끌던 손영수 부사장이 설계팀장으로 선임됐다.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산하에는 디지털 트윈센터가 신설됐다. 앞서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하겠다고 밝힌 반도체 AI 팩토리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연구하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는 이날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센터’ 체제에서 더 작은 단위의 ‘플랫폼’ 체제로 재편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단행한 2026년 사장단 정기인사를 통해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를 SAIT 원장에 사장 직급으로 신규 위촉한 바 있다.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은 기존 ‘경영지원실’ 조직 명칭을 ‘경영지원담당’으로 바꿨다. 경영지원 조직 산하에 AI, 로봇 등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는 기획팀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조직을 격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경영지원실을 이끄는 박순철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부사장(CFO)의 소속도 경영지원담당으로 변경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 중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내달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도 사업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