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를 이끌 새 수장으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가 선출됐다. 황 당선인은 오는 1월 1일부터 2028년 말까지 3년 동안 400여개 회원사의 권익을 대변하는 사령탑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황 신임 회장은 지난 18일 57.36%의 득표율로 제7대 금투협회장으로 당선됐다. ‘40년 신영맨’이자 리스크 관리에 능한 현직 최고경영자(CEO)로 업계의 두터운 신망을 얻으며 회장 자질을 인정받았다. 특히 “작은 어항 속 경쟁이 아닌, 어항 자체를 키워야 한다”는 황 당선인의 비전이 증권사뿐만 아니라 운용사, 신탁사 등 다양한 회원사로부터 공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투협 역사상 중소형 증권사 대표 출신이 회장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형사 위주의 정책 결정에서 벗어나 업계 전반의 균형 있는 발전을 바라는 회원사들의 열망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황 당선인은 “업계의 집단지성을 결집해 자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고 협회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겠다”며 “금투협은 이제 설명하는 협회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 낮은 자세로 회원사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금투협회장 선거 공약으로 ▲국가 전략산업과 연결해 은행 중심에서 자본시장 중심으로 변화 ▲부동산 편중에서 증시 및 연금시장으로 유도하는 가계자산의 흐름 전환 ▲국회·금융당국·정부 부처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한 규제 프레임 혁신 제안 ▲혁신기업과 자본시장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산업 미래 성장 플랫폼 구축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황 당선인은 ‘소통과 경청’을 강조하며 금융당국 및 국회와의 가교 역할에 주력할 방침이다. 증권·운용업계를 대변해 지배구조 개선,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현장에 안착하도록 돕는 조정자로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건 ‘코스피 5000 시대’ 비전과 맞물려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상시 협의체 제도화를 통한 소통을 강조했다. 황 당선인은 “시장 상황과 세제, 연금 등을 통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당국과의 협의체를 상설화해 정부와 국회에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창구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원사들의 애로사항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신속히 해결하는 ‘이지 액세스(Easy Access)’ 시스템 구축을 통해 실무적인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도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보호 장치 마련, 불합리한 자본시장 규제 혁파, 대형사와 중소사 간의 이해관계 조정 등 해묵은 난제들을 순차적으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