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년 새해에는 보험 제도에도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다. 든든한 노후생활 지원부터 저출산 극복까지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한 달라진 제도들을 미리미리 알아두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5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사망보험금을 연금처럼 나눠 당겨받을 수 있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이 지난 2일부터 전체 생명보험회사 19곳에서 확대 출시됐다. 종신보험 계약자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를 통해 보험금의 일부를 사망 전에 연금 형태로 미리 수령할 수 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55세부터 신청이 가능하며, 은퇴 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 공백기에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일시 중단이나 재신청도 가능하며, 유동화 비율·구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개인의 경제상황에 따라 맞춤형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반응도 뜨거운 편이다. 지난해 10월 말 제도 도입 이후 지난달 중순까지 총 1262건의 신청이 들어왔다. 초년도 지급액으로 총 57억5000만원이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1건당 평균 유동화 금액은 약 455만8000원이며, 월 환산 시 약 37만9000원이다. 이 금액은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기준, 노후 적정 생활비인 월 192만원의 약 20% 수준이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대상 계약을 보유한 소비자에게는 보험사별로 문자 또는 카카오톡을 통해 개별 안내가 이뤄졌다. 또한 준비가 완료된 보험사부터 비대면 가입도 허용해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비대면 가입 시에도 유동화 비율과 기간에 따른 비교표 제공과 주요 사항을 설명해야 한다. 현재는 1년치 연금액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연 지급형만 운영 중이지만, 오는 3월쯤부터는 월지급 연금형 상품도 순차 출시된다.
이와 관련 한화생명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비대면으로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한화생명 고객이라면 화상 상담서비스를 통해 본인확인부터 서류작성까지 전 과정을 전화 한 통으로 처리할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해 외출이 어려운 고객과 디지털 취약 계층도 손쉽게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사적연금에 대한 세제혜택도 늘어났다. 사망 시까지 연금을 수령하는 종신계약의 경우 연금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이 올해부터 기존 4%에서 3%로 1%포인트 낮아졌다. 퇴직소득을 20년 이상 연금 형태로 수령할 경우 감면율이 기존 40%에서 50%로 상향되기도 했다.
전기자동차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충전시설 사고배상 책임보험 상품도 출시된다. 올해부터 전기차 충전시설 관리자는 해당 시설의 화재∙폭발∙감전으로 인한 대인·대물 배상책임을 보장하는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 화재뿐 아니라 충전시설의 커넥터가 과열 또는 전기적 이상으로 녹거나 변형돼 차체에 피해를 입힌 경우도 보상 범위에 포함된다. 올해 신규로 전기차 충전시설을 운영하려는 사업자 등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니 유의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손해보험 상품만 판매가 가능했던 간단보험대리점에서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가 생명보험∙제3보험까지 넓어져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저출산 극복과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출산 또는 육아로 소득이 감소하는 가정의 보험료 부담이 오는 4월부터 완화된다.
우선 출산 또는 육아 휴직 시 어린이보험 보험료를 최소 1년 이상 할인받을 수 있다. 보장성보험의 경우 계약자 선택에 따라 6개월 또는 1년간 보험료 납입을 유예할 수 있다. 보험계약 대출이자의 상환을 최대 1년간 유예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밖에 금융감독원이 접수해 처리하던 민원 가운데 단순 질의나 보험료 수납방법 변경 등 분쟁 소지가 없는 민원은 생명∙손해보험협회로 이송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근거도 올 상반기 중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