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이후 부모 사이에서 가장 오랜 기간 갈등이 이어지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면접교섭이다. 양육권을 갖지 않은 부모는 자녀를 만나고 싶어 하지만, 양육자는 여러 이유를 들어 만남을 거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아이를 만나지 못하고 있는데 방법이 없느냐", "양육자가 거부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고민으로 법률 상담을 찾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이혼소송에서는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보다 면접교섭 문제가 더 장기간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혼 당시에는 합의가 이루어졌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약속한 날짜를 지키지 않거나, 자녀를 만나지 못하도록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또 다른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양육권을 가진 부모가 면접교섭 여부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면접교섭은 부모의 권리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법원은 자녀가 양쪽 부모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자녀의 복리에 도움이 되는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판단한다.
이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일방적으로 면접교섭을 계속 거부하는 것이 항상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면접교섭을 요구하는 부모라고 해서 언제나 원하는 방식과 시간대로 자녀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면접교섭 역시 자녀에게 가장 적절한 환경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결정된다.
실무에서는 자녀가 만나기를 거부한다는 이유만으로 면접교섭이 곧바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자녀의 연령과 의사 형성 과정, 거부 이유가 무엇인지, 양육자의 영향이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자녀의 의사는 중요한 요소지만 그것만으로 결론이 내려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또한 면접교섭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그 원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된다. 단순한 일정 변경인지, 일방적인 거부인지, 자녀의 안전이나 복리를 위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면접교섭 방법이나 횟수, 장소 등을 다시 조정하는 절차가 검토되기도 한다.
실무에서는 문자메시지와 통화기록, 일정 조율 내역, 면접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위 등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감정적인 대화나 일방적인 주장보다 실제 어떤 사정으로 면접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분쟁 해결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대전 법무법인 한길로 박종현 대표변호사는 "면접교섭은 부모 사이의 권리 다툼이 아니라 자녀의 복리를 중심으로 판단되는 제도"라며 "양육자가 면접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비양육자의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접교섭 분쟁은 자녀의 연령과 생활환경, 부모와의 관계, 기존 교섭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면접교섭은 단순히 부모가 자녀를 만나는 일정만을 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자녀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면서 부모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를 함께 살펴보는 과정이다. 반복적인 면접교섭 거부가 계속되고 있다면 갈등 자체보다 그 원인과 경위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자녀의 복리라는 기준에서 문제를 검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대전법무법인 한길로 박종현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