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포용적 금융 대전환을 공식화한 가운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가 향후 5년간 70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확대 방안을 내놨다. 고금리·고물가로 부담이 커진 서민과 소상공인, 취약차주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연체·과다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는 데 금융권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8일 경기도 수원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포용적 금융 대전환 1차 회의를 열고 향후 추진 방향과 세부 과제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위,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등 유관기관을 비롯해 5대 금융지주 부대표와 민간 금융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금융당국은 포용적 금융 대전환을 위해 ▲금융접근성 제고 및 금융비용 부담 완화 ▲신속한 재기 지원 ▲금융안전망 강화 등 3대 과제를 설정했다. 과제별로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세부 방안을 마련하고, 매월 열리는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통해 후속 대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우선 금융접근성 제고와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정책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금융소외 계층에 대해 시중금리보다 3~6%포인트 낮은 금리로 정책서민금융을 제공하고, 2028년까지 은행권 새희망홀씨 대출 공급 규모를 현행 연 4조원 수준에서 6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포용금융 실적이 우수한 은행에는 서민금융 출연금 부담을 완화하는 유인 구조도 도입할 방침이다. 또한 미소금융 청년 상품과 취약계층 전용 대출을 연 4.5% 금리로 시범 도입하고, 채무조정 성실 이행자를 대상으로 한 3~4%대 소액대출 규모도 대폭 확대한다.
5대 금융지주가 이날 발표한 계획을 보면, KB금융은 서민·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지원을 중심으로 17조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추진하고, 신한금융은 저신용 차주들의 금리 인하와 대환 지원 등을 포함한 15조원 규모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나금융은 고금리 개인사업자의 금융 부담 완화와 햇살론 이자 환급 등을 통해 16조원 규모의 지원에 나선다. 우리금융과 농협금융 역시 신용대출 금리 7% 상한제 도입, 긴급생활비 대출 출시, 소상공인·농업인 금융 지원 확대 등의 계획을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소외, 장기 연체자 누적, 과도한 추심 관행 등을 근절하고 금융권 자체 채무조정을 활성화하는 등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와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