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수술은 무조건 위험? 달라진 비수술의 시선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반복되는 말이 있다. “허리는 절대 수술하면 안 된다”, “한 번 칼 대면 평생 고생한다”는 식의 인식이다. 그러나 최근 의료 환경에서는 이러한 통념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척추 치료 방식 자체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척추 수술은 허리 뒤쪽을 크게 절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전신마취가 필요했고, 출혈과 조직 손상이 많아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감염 위험과 장기 입원 부담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경험이 누적되며 ‘허리 수술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고착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치료 접근 자체가 달라졌다. 수술 이전에 비수술 치료를 우선 적용하는 단계적 치료 전략이 보편화된 것이다.

수원S서울병원 신경외과 한석 원장은 “최근에는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만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방식이 중심이 되고 있다”며 “환자 상태에 따라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치료가 신경근 차단술이다. 이는 디스크 돌출 등으로 압박받는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방식이다. 주사 치료 형태로 외래에서 시행 가능하며, 시술 시간도 짧은 편이다. 시술 후 일정 시간 경과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한 원장은 “허리 디스크로 인한 다리 통증 환자에서 1차적으로 고려되는 치료”라며 “영상 장비를 통해 정확한 위치에 약물을 전달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리 중심의 통증에는 경막외 차단술이 활용된다.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경막외 공간에 약제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통증 범위와 원인에 따라 접근 경로를 달리 적용한다. 척추 중앙으로 접근하거나 측면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있으며, 환자의 증상과 영상 소견을 기반으로 결정된다.

 

이 역시 외래에서 시행 가능하며 통증 조절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편이다. 다만 일시적으로 다리 힘이 빠지는 느낌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일과성으로 회복된다.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경막외 신경 성형술이 고려된다. 이는 가느다란 도관을 병변 부위까지 삽입해 유착을 풀고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신경근 차단술보다 병변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어 약물 전달 효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한석 원장은 “신경 성형술은 통증이 오래 지속된 환자나 기존 주사 치료에 반응이 부족한 경우에 적용된다”며 “병변 부위에 직접 접근해 치료하기 때문에 증상 개선 지속 기간도 상대적으로 긴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치료는 수술과 달리 절개가 거의 없고, 부분 마취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고령 환자나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에서도 비교적 부담이 적은 이유다. 또한 고해상도 영상 장비를 활용해 병변 부위를 정밀하게 확인하면서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에 안전성도 과거 대비 크게 향상됐다.

 

입원 기간 역시 짧아지는 추세다. 단순 주사 치료는 당일 시행 후 귀가가 가능하고, 신경 성형술의 경우에도 짧게는 1~2일 내외 입원 후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흉터 부담이 거의 없다는 점도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한 원장은 “허리 치료는 무조건 수술로 이어진다는 인식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라며 “환자의 상태에 맞는 단계적 치료를 통해 충분히 비수술적 방법으로 통증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선택으로,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