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크네?” 가전 구독, 총액 따져보니 일시불보다 비싸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한국소비자원 제공

가전 구독 서비스 사업자 대부분이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지난 7일 한국소비자원은 대형 가전 구독(렌탈) 서비스 사업자 4개사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사업자가 월 이용료만 강조하고 총 비용이나 소비자판매가격 등 핵심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삼성전자, LG전자, 코웨이, 쿠쿠홈시스 등 4개사다.

 

최근 가전 구독(렌탈) 관련 소비자 피해는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부터 2025년 6월까지 3년 6개월간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은 총 2624건으로 매년 늘어났다. 


품목별로는 정수기가 58.2%(1528건)로 가장 많았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대형 가전 관련 피해도 2022년 16건에서 2024년 39건으로 증가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피해 유형은 과도한 중도해지 위약금 등 계약 관련 불만이 55.1%(1446건)로 가장 많았고, 사업 중단이나 부품 단종에 따른 수리 불가 등 품질·A/S 관련이 34.6%(908건)로 뒤를 이었다. 


현행 중요한 표시·광고사항 고시는 렌탈료, 등록비, 설치비 등을 포함한 총 비용과 소비자판매가격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일부 사업자는 모든 품목에 대한 해당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LG전자는 고시에서 정한 일부 품목에 한해서만 총 비용과 소비자판매가격을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소비자원 개선 권고에 따라 LG전자는 전 품목에 대한 총 구독 비용과 소비자판매가격 표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 설문조사(500명) 결과에서도 계약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총 비용(4.27점)’과 ‘소비자판매가격(4.16점)’이 높게 나타나, 관련 정보 제공의 필요성이 확인됐다.


위약금 기준 역시 사업자별로 달랐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의무사용기간이 1년을 초과할 경우 중도해지 위약금을 ‘잔여 월 임대료의 10%’로 규정하고 있지만, 조사 대상 기업들은 최대 30%까지 차등 부과하고 있었다. 실제 설문 응답자의 31.4%는 위약금 수준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답해, 보다 명확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A/S 관련 안내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부품 미보유 등 수리 불가 상황에 대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반면, LG전자·코웨이·쿠쿠홈시스는 ‘A/S 불가’ 안내 외 별도의 대응 방안이 부족했다. 장기 계약이 일반적인 가전 구독 서비스 특성상, 사업 중단이나 부품 단종 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LG전자와 코웨이, 쿠쿠홈시스는 관련 조항을 보완하거나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관계 부처와 공유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업자에는 ▲모든 품목의 총 비용 및 소비자판매가격 표시 ▲수리 불가 시 대응 방안 마련 등을 요청했다.


소비자에게는 계약 전 총 구독 비용과 판매가격 등 주요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고, 중도해지 위약금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히 계약할 것을 당부했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