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0%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일곱 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다.
1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3번째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중동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과 성장 둔화 우려, 그리고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복합적인 대내외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다.
금통위는 “중동사태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파급영향을 좀 더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세계경제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와 주요국의 재정 확대 등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중동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성장세가 약화되고 인플레이션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내 경제 역시 반도체 수출 호조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소비 회복에 힘입어 개선세를 이어갔지만, 중동사태 이후 경제심리가 약화되고 일부 업종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등 성장의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은 기존 2월 전망치(2.0%)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측면에서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로 전월보다 높아졌으며,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물가상승률의 상방압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전망치(2.2%)를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이 일부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은 중동전쟁에 따른 달러 강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으로 1,50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미국-이란 간 임시휴전 이후 하락했다. 국고채 금리와 주가 역시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
또한 미 관세정책의 향방이 불투명한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며 성장과 물가 전망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 어느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고, 금융안정에도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는 금융통화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