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암초 지나…육천피 상륙

코스피, 종전 랠리 움직임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73.85포인트(2.91%) 상승한 6141.60에 개장한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73.85포인트(2.91%) 상승한 6141.60에 개장한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란 뜻밖의 암초를 만나 크게 휘청였던 국내 증시가 중동 쇼크를 뒤로하고 다시 본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떠났던 외국인 자금이 다시 국내로 유턴하는 가운데 반도체 등 주도주가 힘을 받으면서 코스피가 15일 중동 전쟁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6000선 고지를 다시 밟았다. 종전 2차 협상에 대한 기대와 함께 반도체 실적 모멘텀(동력)이 두루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코스피, 6000선 마감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23.64포인트(2.07%) 뛴 6091.39에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2.91% 오른 6141.60으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한때 6183.21까지 뛰어올라 6200선 재탈환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로써 지난 2월 26일 세운 종가 기준 최고치 6307.27까지는 약 215포인트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번 사태 충격에 따른 낙폭의 90% 이상 회복한 셈이다.

 

 종가 기준으로 6000선을 넘었던 건 중동 전쟁이 터지기 바로 직전인 지난 2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3월 마지막 거래일 5052.46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불과 보름 만에 6000선에 재진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이 55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외국인은 전날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8000억원가량을 순매수한 바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9356억원과 224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 상단을 제한했다. 

 

 덩달아 시가총액도 다시 500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시가총액 합계액은 4995조51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3687조2720억원에서 1300조원 넘게 불어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지난 2월 25일 처음으로 5000조원을 돌파했으나, 이후 중동 전쟁이 터지면서 빠르게 줄어들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이란 간 1차 종전 협상이 결렬되며 경계심이 잠시 고개를 드는 듯 했으나, 재협상 기대감이 번지면서 국내 증시도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가는 흐름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 언론과의 잇단 인터뷰에서 거듭 전쟁이 끝나간다는 메시지를 담은 애드벌룬을 띄웠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곧 양측 간 종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까지 언급되며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 대비 30.55포인트(2.72%) 상승한 1152.43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대체로 강세를 띤 가운데 삼천당제약(6.73%), 코오롱티슈진(9.74%) 등이 특히 많이 올랐다. 이날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638조9169억원으로 나타났다.

 

◆믿을 건 반도체

 

 이번에도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건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특히 52주 신고가를 연이틀 경신한 SK하이닉스의 분전이 단연 눈에 띄었다.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2.99% 상승한 113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117만5000원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기록을 다시 썼다. 이젠 전쟁 이전보다 더 높은 주가 수준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 올해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에서 영업이익 40조원 이상을 점치는 곳도 이미 여럿이다. 이러한 실적 기대감이 매수 심리를 자극한 걸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7일 사상 최대 1분기 잠정 실적을 내놓으며 슈퍼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던 삼성전자도 이날 2.18% 상승한 21만1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1233조원, SK하이닉스는 809조원으로 양사 합계 시가총액이 2000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 종전 랠리 시작되나

 

 국내 증시가 중동 쇼크에서 벗어나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연내 코스피 7000선 돌파도 낙관적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이달 들어 코스피의 월간 수익률은 18.1%로,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6.7%),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13.3%) 등 다른 주요국 증시보다 우위에 있다.

 

 증권가에선 절대적이며 또한 상대적인 이익 모멘텀이 동반 개선되는 국면에선 코스피가 전고점 이상 수준으로 지수 상방이 더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도 종전 협상 불확실성 등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여지는 있겠으나, 단기 차익실현 성격에 국한될 것이란 이야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월 말 6000포인트 부근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 수준이었다면, 현재는 7.3배 수준으로 당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률이 높은 구간에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라며 이같이 짚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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