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또 불발됐다. 신 후보자의 장녀 여권법 위반 의혹과 국적 문제로 인해 사상 초유의 임명 지연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오후 3시부터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안건을 의결하지 못했다. 지난 15일 인사청문회 당시 자료 미제출로 채택이 무산된 데 이어 또다시 불발된 것으로, 한은 총재 후보자 청문보고서가 당일 채택되지 않은 사례는 2014년 제도 도입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신 후보자 장녀의 여권 및 국적 문제를 둘러싼 중대한 위법 소지를 지적하며 채택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국적 상실 후 한국 여권을 불법적으로 재발급받은 정황과 후보자의 허위 답변이 명확히 드러난 만큼 보고서 채택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독립 생계를 유지하는 성인 자녀의 국적 문제를 후보자의 도덕성 결함으로 연결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국제적 석학인 후보자가 공직을 위해 큰 기회를 포기하고 온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쟁점이 된 신 후보자의 장녀는 1991년생으로, 1999년 영국 국적 취득과 동시에 한국 국적을 상실했으나 이를 신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영국 국적자임에도 2022년 11월 유효기간이 2027년까지인 한국 여권을 재발급받았으며, 지난해 1월 미국 출국 시에도 해당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여권법에 따르면 부정한 방법으로 여권을 발급·재발급받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당국은 A씨가 국적 상실 신고를 하지 않아 재발급 과정에서 별도 확인 없이 한국인으로 간주돼 여권이 발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위는 여야 간 추가 협의를 거친 뒤 오는 20일 전체회의를 다시 소집해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재논의할 계획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