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 속에서 2030세대의 소비 축소와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 확산이 이어지면서 청년층의 생존 전략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권영국 정의당 당대표는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현상에 대해 “생활임금 수준의 소득으로는 저축은커녕 필수 생존비 지출도 감당하기 어렵다”며 “N잡과 무지출 챌린지는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필수 생존 비용조차 감당하기 힘든 불평등한 경제 구조가 강제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정의당은 의료, 주거, 교통 등 국민 생존 필수재를 공공이 책임지는 ‘3대 필수재 생활서비스의 공공 제공’을 제시했다.
청년 고용 문제 역시 심각한 상황으로 진단됐다. 권 대표는 “‘쉬었음 청년’이라는 단어는 사회의 책임을 개인의 책임으로 방치한다”며 “대다수 청년은 그냥 쉬고만 있지 않다. 누구보다 일하고 싶은 것은 바로 청년들 본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줄이고 하청·플랫폼 등 ‘저임금·불안정 무권리 노동’을 확산시키면서 나타난 모습”이라며 “그 결과 48만명의 청년이 제도 밖으로 방치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청년 맞춤형 지역 일자리 보장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청년층 금융 취약성 악화 문제도 중요한 과제로 지목됐다. 리볼빙과 채무조정 증가 등 부채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청년들은 노동소득만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 대표는 “그 절망감과 조바심이 생존형 빚과 계층 이동형 빚(영끌·빚투)의 혼재를 만들었다”며 “청년들에게 가상자산이나 주식 등 고위험 자산 투자가 유일한 생존 사다리로 여겨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 정책 대응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청년들의 빚을 개인의 도덕적 해이로 치부하는 접근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서울시 금융복지상담 역시 파산·회생 등 위기 직전에야 지원이 이뤄지는 ‘사후약방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대안으로는 읍·면·동 단위 ‘재정돌봄센터’ 설치와 ‘경제금융주치의’ 배치를 통한 선제적 재무 관리 체계를 제안했다. 또한 부모의 자산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만 20세 청년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기초자산제’ 도입 필요성도 강조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환경이 장기화될 경우 청년층 소비 위축과 부채 증가가 내수와 금융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대기업 중심, 부채 주도 성장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며 구조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해법으로는 ‘노동 뉴딜’을 제시했다.
권 대표는 “소비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이 소비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공공사업 확대와 사회보장 강화, 과감한 채무조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고용 창출 효과가 크고 내수를 활성화하는 ‘국가 책임 돌봄 산업’을 핵심 경제 전략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안했다. 권 대표는 “이를 실현하기 상위 1% 슈퍼부자를 대상으로 한 ‘초부유세 신설’과 자산 불로소득에 대한 강력한 과세를 통해, 진정한 조세 정의와 부의 재분배를 이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