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업무용 정기주차권을 무분별하게 남발해 공항 주차난을 가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주차요금 면제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사가 발급한 유·무료 정기주차권은 총 3만1265건에 달했다. 이는 인천공항 전체 주차 면수(3만6971면)의 무려 84.5%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공사 직원들이 무료 주차권을 이용해 개인 여행을 떠나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국토교통부 감사를 통해 포착됐다.
이처럼 과다 발급된 주차권은 고스란히 이용객들의 불편으로 이어졌다. 특히 공사는 터미널 내 상주 근무자가 347명에 불과한 상황에서도 단기 주차장 정기권을 1289건이나 발급하며 주차장 혼잡을 방치했다. 심지어 이용객이 붐비는 제1터미널 지하 3층에 ‘무료 정기주차권 전용구역(511면)’을 추가로 지정하는 등 국민 편의보다 직원 복지를 우선시했다는 지적이다.
직원들의 사적 유용 실태는 더욱 심각했다. 지난해 공사와 자회사 직원들이 연가 기간 중 무료 주차권을 사용한 사례는 총 1220건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공사 직원 A씨는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을 떠나며 공항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두는 방식으로 22일간 55만2000원의 주차비를 면제받았다. 점심시간 터미널 내 식당을 이용하기 위해 업무용 주차권을 사용한 의심 사례도 4300여 건에 달했다.
이렇게 지난해 면제된 단기 주차요금은 약 41억원으로, 공사 연간 단기주차장 수익의 11%를 차지한다. 국민의 혈세나 다름없는 공공기관의 수익이 직원들의 ‘꼼수 특혜’로 증발한 셈이다.
국토부는 인천공항공사에 정기주차권 관리 체계 전면 개편과 함께 책임자 문책, 부정 사용자 징계 등을 통보했다. 또한 사적으로 면제받은 주차요금은 전액 환수 조치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들은 주차 공간 부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데, 공공기관 직원들이 권한을 남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며 “무너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철저한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강력히 지시했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