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림의 댕냥이 발자국] 신사옥 1층에 유기묘 입양카페… 소노의 선한 영‘냥’력

소노트리니티 신사옥 1층에 위치한 유기묘 입양 카페 ‘퍼라운지’의 고양이들을 소노트리니티 직원들이 창밖에서 지켜보고 있다. 박재림 기자
소노트리니티 신사옥 1층에 위치한 유기묘 입양 카페 ‘퍼라운지’의 고양이들을 소노트리니티 직원들이 창밖에서 지켜보고 있다. 박재림 기자

 

“점심시간마다 고양이들 보면서 힐링해요. 우리 회사가 뜻깊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도 느끼죠.”

 

최근 마곡 시대를 연 소노트리니티 그룹의 신사옥, ‘소노트리니티 커먼스’는 낮 12시부터 1시 사이 건물 1층에 사람들이 몰린다. 유기묘 보호·입양 카페로 오픈 예정인 ‘퍼라운지(Purr Lounge)’의 고양이들을 보러 온 이들이다. 아직 정식 개소 전이라 유리창을 통해서만 볼 수 있음에도 그룹 임직원, 인근 타 회사 직원, 지역주민들이 몰려 연신 스마트폰 카메라를 누른다.

 

지난 22일 낮 풍경도 그랬다. 퍼라운지가 보이는 사옥 내부 복도는 물론 건물 외부 창가에도 사람들이 얼굴을 가까이 대고 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룹 계열사 트리니티항공의 IT솔루션팀 동료들과 고양이 삼매경에 빠진 김세윤 매니저는 “요즘 점심시간 루틴”이라고 웃으며 “고양이들을 보호하고 입양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곳으로 운영된다고 들었다. 선한 영향력이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사옥 내 유기묘 입양카페… 고위 임원 아이디어에 ‘상무님’ 디테일

 

국내 주요 기업의 사옥에 유기동물 보호·입양 공간이 들어선 것은 소노트리니티 커먼스가 최초다. 게다가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반려동물인 개가 아닌 고양이라는 점에서 이채롭다. 이처럼 뜻깊으면서 이색적인 공간의 탄생은 약 1년 전 고위 임원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신사옥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한 백동일 브랜드전략팀 담당(상무)에 따르면 당시 해당 임원은 미국 뉴욕의 고양이 카페를 언급하며 새로운 회사에 비슷한 공간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단순히 고양이가 있는 카페가 아니라 유기묘를 직접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입양을 논의하는 카페였다.

 

반려견 동반 리조트인 소노펫클럽앤리조트 비발디파크를 운영하며 꾸준히 유기견 입양 캠페인도 펼친 그룹의 펫 ESG 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간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고양이 분야에 힘을 쏟는다는 의미가 있었다.

 

그 뒤 TF가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마침 백 상무는 반려묘 ‘보리’와 ‘콩이’를 모시는 집사로, 유기묘를 입양한 경험도 있었다. 직접 뉴욕의 고양이 입양 카페를 방문해 벤치마킹을 했고 디테일에 힘을 썼다. 약 1년의 준비 기간을 투입, 다음달 중순 오픈을 앞둔 곳이 퍼라운지다. 백 상무는 “뉴욕의 고양이 입양 카페에서 배운 것도 많지만 시설은 우리가 더 좋다고 자부한다”며 웃었다.

 

◆보호소 출신 고양이 19마리… 전문가 손길 아래 ‘반려묘 수업’

 

퍼라운지의 ‘Purr’는 고양이가 행복할 때 목을 진동시켜서 내는 가르랑 소리를 가리키는 영단어다. 직접 방문한 이 공간은 그 이름처럼 고양이 친화적인 환경이 눈에 띄었다. 수직 이동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높이의 캣타워 및 벽면 선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숨숨집, 발톱갈기 본능을 해소하는 스크래처 등이 그랬다. 고양이가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를 고려해 점심시간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시간에는 유리창 커튼을 친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곳의 19마리 고양이는 모두 강원 강릉시·동해시·횡성군 등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소 출신이다. 앞서 소노수의재단은 지난 3월 강원도와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고령 인구의 비중이 높은 강원도 지역 특성 등으로 개에 비해 고양이의 입양률이 떨어지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유기묘들을 서울로 데려온 것. 이후 재단 수의사 및 전문 훈련사의 케어가 이어지고 있다.

 

소노트리니티 신사옥 1층에 위치한 유기묘 입양 카페 ‘퍼라운지’의 고양이들. 박재림 기자
소노트리니티 신사옥 1층에 위치한 유기묘 입양 카페 ‘퍼라운지’의 고양이들. 박재림 기자

 

치료·격리 기간을 마친 3마리 고양이가 창문 너머 ‘냥덕’들을 양성(?) 중인 가운데 나머지 16마리 고양이들도 순차적으로 팬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퍼라운지도 상주 훈련사 추가 등 모든 준비를 마치고 다음달 중순 공식적으로 문을 열고 예비 고양이 집사들을 맞이한다는 계획이다.

 

신진욱 소노인터내셔널 호텔앤리조트 펫마케팅 팀장은 “퍼라운지는 누구든 고양이들과 충분히 교감할 수 있는 곳”이라며 “현재 임시로 지은 이름들로 고양이들을 부르고 있는데 곧 이름 공모전을 진행하려고 한다. 그밖에도 이벤트를 다양하게 펼치며 고양이들과 공간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제2의 퍼라운지 늘어나길”… 반려견 가정 위한 시설도 마련

 

퍼라운지의 목표는 고양이들의 입양이지만, 입양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고 무조건 성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입양 희망자가 반려묘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는지 꼼꼼히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첫 1년 간 3개월 간격으로 사후 모니터링 및 정기 건강상담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고양이 화장실 모래, 사료, 양육일기장 등으로 구성된 입양키트도 선물한다.

 

백동일 상무는 “회사 직원들 중에도 입양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며 “곧 첫발을 내딛을 퍼라운지가 잘 자리를 잡아서 다른 회사들이 운영하는 제2의 퍼라운지가 늘어나면 좋겠다. 미국처럼 유기동물 입양 카페를 자연스럽게 방문하고 입양하는 문화가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노트리니티 신사옥 1층에 위치한 반려견 유치원 ‘소노펫 스쿨’에서 시간을 보내는 강아지들. 박재림 기자
소노트리니티 신사옥 1층에 위치한 반려견 유치원 ‘소노펫 스쿨’에서 시간을 보내는 강아지들. 박재림 기자

 

소노트리니티 커먼스의 1층에는 퍼라운지 외에도 반려견 유치원 ‘소노펫 스쿨’, 반려견 미용실 ‘소노펫 뷰티’가 준비돼 다음달 중 영업을 시작한다. 반려인 비중이 높은 주변 주거단지를 공략하는 동시에 반려견과 동반 출근을 하는 임직원을 위한 복지시설이다.

 

아울러 신사옥 2층은 카페 ‘플라워플로우’, 독서공간 ‘더 북 눅’ 등이 마련돼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회사의 건물 1~2층을 그룹 임직원만의 업무 및 복지 공간이 아니라 시민과 동물과도 공유하는 소노트리니티는 사옥명에 열린 공간, 공유지, 광장 등을 의미하는 ‘커먼스(Commons)’를 포함해 자유로운 소통의 공간임을 표방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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