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젠슨 황 앓이’ 중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팬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팬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전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이 또 한번 한국을 찾는다. 그가 오는 4일 한국 땅을 밟는다는 소식에 재계는 물론 여의도 증권가와 방송가, 그리고 야구장까지 대한민국 전체가 벌써부터 ‘젠슨 황 앓이’에 빠져든 모습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황 CEO는 대만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2026’과 ‘컴퓨텍스 2026’ 등 굵직한 글로벌 일정을 마친 뒤 4일 오후 늦게 입국한다. 

 

당장 여의도는 ‘젠슨 황 효과’로 축제 분위기다. 황 CEO의 방한 소식이 전해진 지난 1일 코스피는 폭등세를 연출했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68% 급등한 8788.38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고,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7000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2일 개장 직후에는 사상 처음으로 8900선을 돌파해 9000선을 불과 수십 포인트 앞두는 기염을 토했다.

 

주요 그룹주도 상승 랠리를 펼쳤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는 1일 10% 넘게 급등하며 장중 시가총액 2000조원을 돌파했고, 2일에도 강세를 이어갔다. 성수동 만찬 회동이 예고된 LG그룹주와 네이버 역시 동반 급등하며 역대급 불장을 견인했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 모습.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4일 방한해 주요 그룹 총수들과 삼겹살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 모습.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4일 방한해 주요 그룹 총수들과 삼겹살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뉴시스

비즈니스를 대하는 황 CEO의 소탈한 소통 방식도 연일 화제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과 ‘삼성동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즐겼던 그가 이번에는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집에서 총수들과 소맥(소주+맥주)을 곁들인 만남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이 참석해 K-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행보는 비즈니스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대중문화계로도 뻗어 나간다. tvN은 2일 젠슨황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다고 밝혔다. 그가 국내외를 통틀어 예능 토크쇼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계 이민자로서 미국 식당의 접시 닦던 소년에서 세계 최고 가치의 테크 기업 수장이 되기까지의 치열한 인생 스토리와 미래 AI 시대에 대한 통찰을 유재석과의 만남을 통해 풀어낼 예정이다. 젠슨 황이 출연한 유퀴즈는 이달 중 방송된다.

 

이어 한국프로야구(KBO리그) 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설 예정이다. 오는 7일 잠실 두산-키움전이 유력하다. 다만 두산그룹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 박정원 회장과의 소맥 회동 참석 여부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 구단 역시 “현재까지 그룹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황 CEO는 열렬한 야구 팬으로 알려져 있다. 엔비디아 창립 연도인 1993년을 상징하는 등번호 93번 유니폼을 입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대만프로야구(CPBL)에서도 시구자로 나선 바 있다.

 

현정민·김종원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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