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투표 마감 이후에도 투표함 반출이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선거관리의 기본 절차가 흔들리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현장 선관위의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된 잠실7동 제2투표소는 당초 투표 마감 시각인 오후 10시가 지난 뒤에도 투표 종료를 선언하지 못했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대조전표를 받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투표 시간을 연장했지만 오후 11시 이후까지 투표함 반출이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혼란은 투표용지 부족과 투표시간 연장 소식이 알려지면서 커졌다. 투표를 기다리던 유권자뿐 아니라 인근 주민, 시민, 유튜버 등 100여 명이 투표소 주변에 몰렸고, 오후 9시 무렵부터 사실상 항의 집회와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관위의 설명도 명확하지 않았다. 현장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 집계 마지막 보고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원인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표소 운영 차질이 장시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관위가 즉각적인 경위 설명이나 현장 통제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후 9시 5분께 대조전표를 가진 유권자 2명이 투표소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일부 시민은 “이 투표소를 통한 투표는 무효가 돼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후 현장에서는 투표함 반출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욕설이 오가는 등 분위기가 격해졌다.
오후 10시 이후에는 “개표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시민은 “부정선거”, “선관위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투표소와 이송 차량 주변에 모였다. 다만 투표용지 부족과 현장 관리 부실이 곧바로 선거 부정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선관위의 신속한 사실관계 공개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투표용지 부족이었다. 서울시선관위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되돌아간 유권자들을 위해 투표 시간을 연장했다. 해당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와 교환할 수 있는 대조전표를 받은 10여 명이 실제 투표에 참여하지 않자, 오후 10시까지 투표 시간을 연장하고 아파트 방송을 통해 투표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선거 당일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가 돌아가고, 이후 투표시간 연장과 투표함 반출 지연까지 이어진 것은 선거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대목이다. 유권자의 참정권 보장과 투표 절차의 신뢰성은 선거관리의 핵심인데, 현장에서는 두 요소가 모두 흔들렸다.
선관위는 현재 경찰에 투표함 이송을 위한 추가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현장에는 송파경찰서 소속 경비·정보 인력이 도착했으며, 상황에 따라 기동대 투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부 항의 시민들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