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앞에서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불과 100여m 떨어진 체조경기장에서는 대형 음악 축제가 열리며 대조적인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별다른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수만 명 규모의 시위대와 공연 관람객이 한 공간에 몰리면서 안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6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께 기준 개표소가 위치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2만500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6·3선거 부정선거”, “재선거” 등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투표용지 부족 논란이 제기된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이 전날 이곳으로 옮겨진 이후 투표지 반출을 막겠다며 1박2일째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내부에 있던 경찰들은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참가자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오전 7시께 500여명 수준이었던 참가자 수는 오전 10시 950여명, 오후 2시 2000여명 수준으로 늘어난 뒤 오후 들어 수만 명 규모로 확대됐다.
시위대가 늘어나면서 핸드볼경기장 주변은 물론 인근 주차장과 식당가 등 올림픽공원 곳곳까지 인파가 퍼져나갔다.
문제는 같은 시간 불과 100여m 떨어진 KSPO돔(체조경기장)과 88잔디마당에서는 이날 ‘2026 위버스콘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행사에는 아일릿과 에이핑크, 엔하이픈, 비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오후 2시부터는 사전 공연도 진행되면서 수많은 관람객이 현장을 찾았다.
현재까지는 축제 주최 측이 공연장 구역을 분리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하면서 인파 밀집에 따른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공연장 인근까지 이동하면서 관람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손피켓을 든 한 여성은 축제 인파가 모여있는 사이를 뚫고 지나가며 큰 소리로 “재선거”를 외쳤다. 또 다른 참가자는 삼각대를 설치한 채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며 축제 참가자들을 촬영하기도 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다소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 10~20대 여성 관람객들은 낯선 이들의 접근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외국인 참가자들은 시위대가 소리치는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서울 노원구에서 이곳을 찾았다는 38세 김모씨는 “시위하는 분 중 일부가 구역을 넘어오는데 여기는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이라며 “어린 친구들도 많은데 공연이 끝날 때까지 불똥 튀는 일 없이 안전히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버스콘 주최 측은 안전사고 등 우려로 입장 팔찌 수령 장소로 운영될 예정이었던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 관람객의 팔찌 교환 장소도 변경했다.
한재훈 온라인 기자 jh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