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코스피 8000선 안팎의 변동성을 두고 “균형점을 찾아가는 정상적인 과정이자 숨고르기”라며 “그동안 과도하게 억눌렸던 한국 자본시장은 비정상의 정상화 조치와 반도체 특수가 맞물려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으며,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오늘 코스피 8000선이 깨졌다”며 “일각에서는 대폭락이 왔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취임 이전의 수치인 2700선에 비하면 엄청나게 올라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후 코스피 대폭등…“자본시장 비정상의 정상화 결실”
이 대통령은 당초 임기 중반기 목표로 예상했던 지수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자본시장이 활성화된 배경으로 ‘정부와 시장의 신뢰 회복’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코스피 5000선 달성은 한 2~3년 지난 다음에나 기대하며 공약했던 것인데, 단 6개월 만에 이뤄졌다”며 “비정상적인 시장 교란 행위를 정리하고 시장이 확신을 갖는 순간 정상을 찾아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 취임 당시 2700선 안팎에 머물던 코스피 지수는 파죽지세로 상승하며 단 6개월(180일) 만에 5000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환산하면 코스피가 한 달 만에 평균 380포인트씩 치솟은 셈이다. 이러한 이례적인 초고속 랠리는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이어지며 이후 8000포인트 선까지 차례로 돌파하는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지수 급등에 따라 시가총액 규모도 비약적으로 팽창했다. 코스피가 4000선일 때 3210조원 수준이던 전체 시총은 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4013조원으로 늘어났고, 6000선 고지를 밟았을 때는 4815조원까지 확대됐다. 최근 8000선 기준 전체 시총은 무려 6420조원에 달한다. 특히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합산액은 지수 상승에 따라 1250조원에서 최고 2130조원까지 치솟으며 전체 코스피 내 비중의 44.20%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거기에 반도체 특수가 생겨났고 그 몫이 2000~3000포인트는 될 것으로, 대충 본 대로 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환율 현상 일시적…해외 펀드 ‘리밸런싱’이 원인”
이 대통령은 최근 주식시장 폭등세 속에서 원·달러 환율이 1550원대까지 동반 상승하는 이례적인 기현상에 대해서도 진단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최근 주가가 너무 빨리 많이 올라 외환시장에 이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주가가 오르는 게 외환시장의 환율이 오르는 이유가 됐다”고 밝혔다. 통상 주가 상승과 환율은 반대로 움직이지만, 최근의 국면은 ‘단기간의 가파른 주가 상승’이 환율 상승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글로벌 자금의 기계적 ‘리밸런싱(자산 재배분)’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착시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해외 펀드들은 내규상 한국 주식의 보유 비율을 정해두는데,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주가가 5~6배씩 뛰면서 그 비중이 순식간에 10%까지 커져 버린 것”이라며 “펀드 내의 비중 지침을 맞추기 위해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일부 매도하고 이를 달러로 환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환율이 자극받았을 뿐, 단기적인 현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초과 세수 발생…“민생 안정·경제 활력 촉진에 활용 방안 마련”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활성화와 기업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정부 예상을 뛰어넘는 ‘초과 세수’가 확보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시장의 활력이 세수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확인됐다”며 “이렇게 확보된 소중한 재원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안정과 가계 부담 완화, 그리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제 및 국고 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에 “초과 세수의 구체적인 규모를 면밀히 산정하고, 이를 경기 복원의 마중물로 삼을 수 있는 다각적인 활용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구체적인 예산 집행 방향으로는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복지 지원 확대, 소상공인 경영 부담 완화, 고환율·고물가로 고통받는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보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 등을 언급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