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그룹의 양대 축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이끄는 두 수장의 행보가 금융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두 은행장이 직접 현장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가계대출 위주의 안전한 영업 관행을 과감히 탈피하고, 지역 주력 산업과 미래 첨단 기술 분야로 자금의 물꼬를 돌리는 ‘생산적 금융’을 전면에 내걸었다. 두 수장의 확고한 리더십 아래 현장에 투입되는 자금의 규모만 총 4조6000억원에 달한다.
◆김성주 부산은행장, 발로 뛰는 ‘현장 중심론’…2조원 규모 ‘뉴스타트’로 기업 회생 견인
지난 1월 부산은행의 지휘봉을 잡은 김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선언했다. 김 행장은 관행적인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조선·기계·해양업 등 동남권 핵심 실물경제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중소기업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행동파 최고경영자(CEO)’로서의 면모를 강력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김 행장의 현장 중심 경영은 부임 첫해 1분기 만에 가시적인 성과로 입증됐다. 올해 1분기 BNK금융그룹 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부산은행이 유일하다. 부산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6.3%나 증가하며 견고한 펀더멘탈을 증명했다.
이러한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김 행장은 고금리 여파로 체력이 고갈된 지역 기반 기업들을 살려내기 위해 총 2조원 규모의 ‘2026 뉴스타트 특별대출’을 전격 승인했다. 이번 대출은 일시적인 자금난에 처한 제조업과 뿌리산업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제 활력을 가동하기 위해 마련된 김 행장의 핵심 카드다.
◆4000억원 특별보증 연계와 디지털 영토 확장으로 한계 뛰어넘는 리더십
김 행장의 시선은 담보력이 부족한 혁신 기업에도 향해 있다. 부산은행은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과 손잡고 총 4000억원 규모의 특별보증대출을 순차적으로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가졌음에도 금융 문턱을 넘지 못하는 벤처기업들이 낙오하지 않도록 ‘금융 안전망’을 깔아주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동시에 김 행장은 동남권 거점 은행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외연 확장에도 사활을 걸었다. 카카오뱅크와의 기업 공동대출 업무협약을 이끌어내고 토스 앱 내에 ‘부산은행 전용관’을 개설하는 등 대형 플랫폼과의 유기적인 진격을 이뤄내며 비대면 모바일 금융 시장의 영토를 대폭 넓혀가고 있다.
외연 확장은 해외로도 향한다. 최근 베트남 현지 영업점과 거점 지역을 직접 방문한 김 행장은 현지 진출 국내 기업들을 위한 다각적인 금융 지원 방안을 점검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도 발로 뛰는 현장 경영의 보폭을 넓히며 ‘지방은행 한계론’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
◆김태한 경남은행장, 11대 첨단산업에 2조2000억원 전격 투입
김 행장은 지난해 4월 부임 이후 내부통제 시스템 혁신과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체질 개선을 완벽히 완수해 냈다. 경남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53억원으로 전년 동기(981억원) 대비 약 13% 감소했으나, 이는 김 행장 취임 이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충당금을 대폭 적립하고 조직 내부를 쇄신하는 과정이 반영된 ‘내실 경영’의 결과로 풀이된다.
조직을 안정 궤도에 올려놓은 김 행장은 올해 초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새로운 금융으로 핵심기반 강화’라는 기치를 들고, 제조업의 중심지인 경남·울산 지역에 최적화된 고도화된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지휘하고 있다.
김 행장이 진두지휘하는 올해 생산적 금융의 총 규모는 무려 2조2000억원이다. 김 행장은 부울경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인공지능(AI), 반도체, 이차전지, 로봇, 항공우주, 방산 등 정부 지정 ‘11대 첨단전략산업’에 금융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선도기업과 지방 이전기업의 성장 주기를 지원하는 ‘BNK 부울경 미래성장 혁신대출’에 3000억원을 배정하고 파격적인 추가 우대금리를 지원한다.
또한 해양·물류·항공 등 대형 제조업 특성에 맞춘 ‘지역 주력산업 대출’에 가장 큰 비중인 8000억원을 편성해 기업들의 이자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여기에 소상공인을 위한 민생 자금 2700억원까지 마련해 6년 연속 지역재투자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한 명성을 증명하며, 지역 경제의 가장 단단한 금융 사다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