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과 미·이란 종전 협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고 있다. 외환당국은 올해 들어 두 번째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고, 금융감독원은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를 열어 고환율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은행권을 시작으로 증권·보험업계와 릴레이 간담회 진행을 위해 조율 중이다. 고환율 대응 방안에 은행권에는 달러예금 등 관련 상품 판매 과정에서 과도한 투기 수요를 자극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가 국내 현물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당국은 NDF 역외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국내 외환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원화 약세에 편승한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검사를 통해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증권업계에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자 보호 강화와 과도한 해외투자 마케팅 자제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에는 달러보험 판매 급증 가능성과 불완전판매 리스크를 점검, 신규 해외투자 확대에 자제 주문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환율 급등에 대응해 연일 시장 안정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에 미국 통화정책과 중동 정세, 외국인 자금 흐름이 향후 환율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당국은 지난 7일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연 데 이어 사흘 연속 시장 안정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의 견조한 고용지표로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된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 22.9원 내린 151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일(1504.3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8일에는 장중 달러당 1555.2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직전 거래일 종가인 1539.1원보다 16원 넘게 급등하며 시장 불안이 커졌다. 하지만 이날 오후 정부가 공식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환율은 다소 진정되며 전 거래일보다 4.1원 내린 153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는 공동 메시지를 통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NDF 시장의 일부 투기적 거래가 환율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구두개입은 환율이 1500원선을 향해 급등하던 지난해 12월 이후 약 6개월 만이었다.
정현민 기자 jhm3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