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지에서 ‘갑상선 결절’이라는 단어를 마주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덜컥 불안감부터 느낀다.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었음에도 몸속에 ‘혹’이 있다는 사실에 ‘혹시 암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갑상선 결절이 발견됐다고 해서 무조건 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무엇이 발견되었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올바른 의학적 정보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갑상선 결절은 갑상선 조직 내에 생긴 혹을 말한다. 최근 초음파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증상이 없는 아주 작은 결절까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매우 흔해졌다.
갑상선 결절의 90% 이상은 암이 아닌 ‘양성 결절’이다. 물혹이라 불리는 낭종이나 단순 양성 종양, 퇴행성 변화 등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결절들은 특별한 치료 없이 정기적인 초음파 추적 관찰만으로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결절을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된다. 일부 결절은 악성(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정밀한 평가가 요구된다. 가령 ▲초음파 검사상 결절의 모양이 세로로 길거나 경계가 불규칙한 경우 ▲주변 조직으로 침범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 ▲결절 내부에 미세석회화가 관찰되는 경우 등에는 암의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한다.
이처럼 악성이 의심되거나 결절의 크기가 일정 기준 이상일 때는 주사기 모양의 가는 바늘로 세포를 채취하는 ‘세침흡인검사(FNA)’를 통해 양성과 악성을 명확히 구분하게 된다.
만약 조직검사 결과 악성으로 판정되어 갑상선암 진단을 받더라도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홍경표 동작유외과의원 대표원장에 따르면 갑상선암 중 가장 흔한 형태인 ‘유두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데, 다른 암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비교적 매우 느리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10년 생존율이 99% 이상으로 보고될 만큼 예후가 좋아 흔히 ‘착한 암’ 혹은 ‘거북이 암’으로 불리기도 한다.
홍 원장은 “최근에는 크기가 작고 위험 소견이 없는 초기 갑상선암의 경우, 당장 수술을 시행하지 않고 정기적인 초음파로 경과를 면밀히 관찰하는 ‘능동감시(Active Surveillance)’를 적용하기도 한다”며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흉터를 최소화하고 목 안의 정밀 구조물을 보호하는 로봇수술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종양학적 안전성은 물론 환자의 치료 후 삶의 질까지 동시에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갑상선 결절 관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과도한 불안감도, 반대로 무조건 괜찮을 것이라 여기는 무관심도 아니라고 말한다. 홍 원장은 “결절이 발견됐을 때 정확한 검사를 통해 성격을 명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 초음파상 결절의 특징을 정확히 평가받고 환자의 연령, 병력, 결절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체계적인 추적 관찰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